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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Feb 14. 2024

8. 언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 건강은 자신감과 직결된다는 경험



잘 낫질 않는다 모든 병은



귀에서 삐- 소리가 난다.

오른쪽에서 시작하고 왼쪽 귀도 따라간다.

어지러움, 울렁거림, 메슥거림, 토할 것 같다는 구토감


두통은 한번 시작하면 사나흘 계속된다

귀 밑에서 정수리로 강렬한 전류가 쏟아져서(느낌상)

운동을 중단한 게 두 번,

시설에 양해를 받아 회원권을 일시 정지했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결국엔 모든 생각이 하나로 귀결됐다.



내가 다시 걸을 수 있을까‘

 ’다시 일할 수 있을까‘


건강이 훼손됐고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래서 그런 말들이 있었을까

병나면 너만 손해야‘ 라는...






아픈 걸 둘째 친다면

결국엔 ‘사람’ 이 문제



누가 갑작스런 부서 이동을 신청했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결혼 예정자라

업무보다 출퇴근 거리에 비중을 두고 신청한 거랬다.


그런데 나는 되짚는다.


회의중이나 담소 중, 아님 탕비실에서나

하다못해 업무용 메신저상으로

내가 그와 마주쳤던 일이 있었나 ?


왜냐면 ‘혹시 나 때문인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니다.

접점도 없었고 내가 실수할 만한 일도 없었다.

그런데도 몹시 높은 F(감정형)인 것인지


나는 사람에게 관심이 원래 많았다.


나와 같이 일하는 시람들이

‘나로 해서’ 불편감, 낭패감 그런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하나의 목표였다.

한마디로 사람을 계속 챙겼다.

그래서 편해질 때까지.


불운은 여럿이 어울려 다닌다고 했다.

그때 정작

나 자신은

어려움 속에서 응당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관심의 밖으로 저 멀리 밀렸다.






사람을 챙기지 않는 사람들



각자도생의 세상이 된 거다.

남의 일이라 치부해

웬만한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

거기까진 인정.


그런데 어디까지냐 하는 것이다.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어느날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말씀히신다.


“나랑 지방색이 다른 장관이 연거푸 오면서

내가 인사에서 두 번 이상 미끄러졌지.“


나는 자연스레 떠올린다.

그 시절 아버지가 술에 떨어지신 밤

우리 식구들이 잘 알거나 처음 보거나 한

어떤 누군가들에 의해 부축을 받고


간신히 자정 넘어야 이루어지던

아버지의 귀가를.


그 시간까지 그 분들이

아버지의 시간을 함께 한 이유는

자기 ’안전‘을 위해서는 아니었을 것 같다.


공감을 했으리라.


남의 일이라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상처는 네가 알아서 하고



다 나으면 연락하지 말고~ 딱 거기다.


이건 아니지 ~

라고 여긴 방식 그대로 사건은 전개되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 한 일이 흐지부지되고

어떻게든 역할을 나누어 수행하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일이

책임자 소통과 역량 둘 다 부족으로 인해 엎어졌다.


실패의 책임은 실무였던 내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대리님이 자업자득인데 내가 뭘요?’라는

찰싹 때리고 흘기는 

말과 시선 뿐이다.


아이디어라고 이 말 저 말 건넸던 사람들이

돌아서서 수근댄다.


“내가 뭐랬어! 안 된다니까!!”


누구도 일어나서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다.

‘부축’은 없다.

뒤따라오지 말라고 돌멩이를 쏟아놓고

과장이 규정한 마무리를 말없이 받아들였다.


일사분란하게


나의 도전을 지웠고

나란 사람을 잊었다.


거기서 나는 이게 뭐지 아무리 되물어봐야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참을 서 있어 봐도 메아리조차 없었다.


일하다가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사람 때문에 더 힘들었음을

이제 고백한다.


“다 남의 일이다.

시간 지나면 다 묻힌다.“


이게 사람과 사람의 결속을 마침내 허무는

공동체의 내적 원리가 됐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래서 열심히 일하면 다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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