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람을 외면하겠다는 거에요
그건 맞는 말이다.
각자 자기 시간을 도구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런데 말이다.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을 자신이 언제 쓸지 모르는
도구로 생각하는 케이스가 있다는 걸
직장생활로 알게 됐다.
도구는 가까이 두기도 하지만
멀리 두었다가 꺼내 쓰기도 한다.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같이 있던 이가
잘 되서 나가는 일에는
표시내지 않고 견디다 보면
그러려니가 된다.
올라가면 다른 게 보일 것이다.
눈높이도 틀려진다
어제는 동료였지만 이제는 감독자다.
그러려니 한다.
예전 호칭을 쓰기도 그렇고
올려 주기도 그러니
자연히 멀어진다.
내가 편하게 대하는 걸 편하지 않아 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나라고 좋을 턱이 없다.
정말 ‘누구세요’가 된다.
투자의 귀재라 하면 워런 버핏이다.
그는 이런 말을 한다고 유튜브에서 봤다.
수익이 나면 ‘운이 좋았‘던 거고
실패하면 ‘내가 잘못 했‘다고 말이다.
사람들이 올라가고
같이 있던 사람들이 ‘잘 되고’ 나면
‘운이 좋았겠지’ 여겼다.
그리곤 하던 일을 계속해 온 거다.
그런데 안에 들어간 사람들은
반대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잘 해서, 똑똑해서라고 일까?
문은 좁아지고
결국엔 문을 닫는 걸 본다.
평상시 아파트를 드나들 때
카드를 대면 열리는 문이 어색했다.
재개발되기 전에는
누구나 지름길로 밟고 다닌 땅이
아파트 신축 후엔 입주민들의 전유가 됐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아파트 경계를 따라서
빙 돌아 다녀야 한다.
시간이 바쁜 사람들,
가로질러 버스정류장에 빨리 닿고 싶은
사람들의 아까운 마음은
입주민 커뮤니티를 이길 수 없다.
한창 고립에 빠졌을 때
기관을 책임진 그가 나에게 그랬다.
자기는 ‘중립’이라고
다수가 몰려오면 리더부터 숨더라니.
제 살 길만 생각해도 벅찬 사람이
어떻게 리더가 됐는지?
그 바람에 약자는 다 죽게 된다.
그래도 행사가 끝나고 나서
여러 시선들이 있는 가운데선
내게 말하는 걸 잊지 않는다.
“성대리가 수고 많았어.”라고
실컷 외면하다가 생색은 내야 하는가보다.
평상시 쑥스러움이 많은 나는
그 바람에 또
표정관리 실패다.
중립은 이래저래 무서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