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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Feb 18. 2024

10. 본보기가 생기면 더 쉬워요

- 사람을 ‘제끼는’ 사랑들은 그래서 본보기를 만들죠



본인에게 물어야죠



나에 관한 이야기는 나만 모르는 거다, 원래.

그래서 나의 소문은

나랑 상관 없이 획기적으로 커진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건지

그럴 수도 있겠다는 건지


사람들은 모여서 쑥덕이고 믿어버리고 옮긴다.


내가 알았을 때는

원조, 디 오리지널은

이미 찾을 수가 없는 상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알아서 대인관계를 하지 않았다.

대세가 한번 기울고 나면 절대 넘어올 수가 없다.


나라고 하는 본보기가 세워진 후

조직 내 모든 이들이 공감하며

조심히 행동한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라는 결심을 지키기 위해

대세에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온 힘을 다해서 그러는 것이

내 눈에만 보인다.





힘내세요 대리님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을 때다.

수습 기간이 지나면 정직원이 될 연하의 직원이

어두운 낯빛으로 옆에 선다.


우리는 묵언 수행 중이었다

서로 아는 체 말자는 것.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화장실 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믿고.


즐거운 일이 없는 건지? 웃음이 사라졌네?

라고 했다

“너무 힘들어요.”라고 답이 왔다.


문으로 가면서 그가 나를 뒤돌아본다

“대리님도 힘내세요”

라고 했다.


힘이 쭉 빠지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서로가 웃으면서 출퇴근 인사를 하던 시절,

웃음이 기운이 됐던 날들을

누가 이렇게 망쳐 버린 거냐


나인가 싶다.





나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들



모두의 마음은 하나다.

성대리처럼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마음.


나대지 말자.

편들지 말자.

모른척 하자.


그러는 사이에 나는

말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까,

커피 한잔을 마셔야할까.“

알베르 까뮈가 그랬다고 한다.


그렇게, 고민의 폭이 얼마나 넓었는지 모른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왜 안 그렇겠는가,

내가 내 소속집단에서 먹히질 않고 튕겼다는 걸

차마 밝힐 수가 없다는 심정.


겪어 보면 안다.





따돌려지면

외로울 것 같지만



제일 큰 것은

부끄럽다는 것이다.


내게 흠이 없고 능력의 결정적 부족이 없어도

그렇게 여길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어도


그 누군가 말한 그 단어,

‘자괴감’에 몸부림을 치게 된다.


https://namu.wiki/w/%EB%82%B4%EA%B0%80%20%EC%9D%B4%EB%9F%AC%EB%A0%A4%EA%B3%A0%20%EB%8C%80%ED%86%B5%EB%A0%B9%EC%9D%84%20%ED%96%88%EB%82%98


무력해진다

일상의 모든 절차가 버거워진다

커피를 마시는 단순 행위가 중대한 결단처럼 힘들다.


누우면 일어나지 못한다.

내가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느라고.


그다지도 감정이 막 출렁이고

사실과 판단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중요한 판단을 남들이 내렸고

그걸 서로 공유했고


내 판단조차 -나란 정체성에 대한-

그건 정말 중요한 사항임에도

비틀리는 단계가 온다.


사람들은 이 때

나처럼 되지 않으려고

크든 작든 애써

불편감이란 걸 감수하기 시작한다


총체적 판단 미스다, 정말.


공멸이 오는 거다

조직이 정체되고 앞으로도 정체될 이유는 그것이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사람을,

부하일 땐 더 철저하게

손가락(힘)으로 눌러버리는,

칼날(인사)로 도려내고 마는


관.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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