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나의 영원한 소나무, 안녕

02. 험난한 전원의 여정, 그리고..

by HAM

마지막 간병을 무사히 끝낸 후, 월요일이 되던 아침,


전원 할 병원에서 병실 자리가 있어 전원이 가능하단 연락을 받았다. 지난주에는 병실이 금방 찰 수도 있다는 말에 노심초사하며 주말을 보냈는데,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간병 여사님과 병동 간호사실, 그리고 응급이송업체에 연락을 하고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매번 전원 할 때마다 짐이 많았던 터라 병실에 가기 전, 근처 마트에서 튼튼해 보이는 큰 사이즈의 쇼핑백 몇 개와 함께 간병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간호사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비타민음료도 구매했다.



먼저 간호사실에 들러 비타민음료를 전해드리고, 전원에 필요한 서류들을 챙겼다. 여사님께서 전원준비를 해주시는 동안 그 틈에 원무과로 가서 퇴원 처리를 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초조하기도 했지만, 새삼스레 '시간이 이렇게나 흘러 벌써 퇴원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병실로 올라가 나머지 짐들을 정리하다 보니 이송 직원분들이 오셨다. 나는 짐들을 챙기고, 병실 보호자님들과 여사님, 간호사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감사한 마음들을 꾹꾹 눌러 담아놓았던 감정들이 눈물로 나올 뻔했지만, 따뜻한 감사의 인사로 대신했다.



감사함을 안고, 이송 차량을 타고 전원 할 병원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본관으로 가지 않고, 응급실 쪽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아, 응급실을 통해서 빠른 길로 가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정차를 했다.



"기사님, 저희 진료협력센터로 가야 합니다."


"진료협력센터에 전화하시면 직원분들이 오셔서 도와주실 거예요~"



평소 응급이송업체를 이용하면 병실까지 아빠를 데려다 줌은 물론, 짐까지 옮겨주었는데 저렇게 말만 하고 사라지니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15분을 이용하고 7만 원이란 거금의 비용을 내면서까지 응급이송업체를 이용해야 하나 싶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나는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시간만 흘러갈 것이고, 기분 나빠하는 것도 나만 손해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일단 혼자서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짐을 옮기고, 아빠를 휠체어에 태워 담당 과장님을 뵀다. 아빠의 상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기본 검사 후 병실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뵙는 여사님들과 간호사선생님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반가운 마음에 여사님들과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짐을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 아빠에게 아쉬운 인사를 하고 병원 밖을 나섰다. 나와보니 세상은 벌써 짙은 어둠으로 깔려있었다.


퇴원했던 병원으로 가 아빠가 입었던 환자복 반납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전원이 처음도 아닌데, 전원 했던 날 들 중에서 제일 정신없고, 진이 빠지는 기나긴 하루였다.



그렇게 며칠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님이 이틀 동안 38도에 가까운 고열이 나서 오늘 오후에 복부 시티 검사를 진행하려고요.

원인은 신장에 있는 결석인 것 같은데, 우선 급하게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오늘 병원에 오실 수 있으세요?"


매주 토요일이 아빠를 보러 가는 날이기도 했고, 병원이 타지에 있어 오늘, 내일 두 번 왔다 갔다 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내일 가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선생님, 저 어차피 내일 가는 날이라 오전에 면담하러 갈게요~!"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일찍 면담을 하러 갔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빨리 가든, 혹은 늦게 가든 결과는 바꿀 수 없었겠지..



왜냐하면 그날 저녁, 병원에서 예상치도 못한 한 통의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호자님, 지금 아버님 혈압이 갑작스레 떨어지고 있어서 승압제를 맞고 계세요.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내일 오전에 병원에 꼭 방문해 주세요."



잘 이겨내고 있는 아빠에게 또다시 위기가 찾아오는 건가 싶어 가슴을 졸이면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병원으로 향했다.



제발 아빠에게 별일이 없기를 마음속으로 수도 없이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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