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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04.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부부의 세계(부부 승무원 이야기)

"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라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거실을 울려퍼지자 아내는 흥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순간 내 심장은 살짝 벌렁거리며 곧바로 뇌에서는 복잡한 과정이 진행된다.

'긴장하자.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침착하자.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피해 가긴 어렵다'

곧바로 아내의 질문이 이어진다.

" 미친거 아냐 ? 저 인간.뭘 잘했다고 저러지? 오빤 어떻게 생각해?"....

이래서 아내랑 함께 드라마를 본다는 것은 쉽게 해서는 안되는 남편의 규칙중에 하나인것이다...


남자 승무원 중에는 여승무원과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승무원 이전 언감생신 도 못지만  근무환경이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고 사랑으로 발전합니다..

남모르게 연를 하다 결혼을 하게 되는데 ,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좋은점이 많습니다.


첫째, 승무원 아내는 이쁩니다. 게다 대외적이긴 하지만 성격도 밝고 친절하며 어른을 공경합니다.(전적으로 사견임)

두번째 ,함께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경제적으로 만족스럽고, 같은 업무를 하다보니 말이 통하는 경우가 많아 좋습니다. 회사에서 또는 비행근무중에 일어난 일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어 맥주 한잔을 해도 이기가 통합니다.

마지막으로 가끔(아주 좋아서는 안되지만 ㅋㅋ) 비행을 나가면서 집을 비워 줍니다.

정말 감사하죠. 사랑해서 결혼 했지만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을 함께 있는다는건 사실 매우 힘이드는 일이죠. 그래서 아내가 4박5일 비행을 간다고 하면 일주일전부터 아내 모르게 심장이 뛰기도 합니다(신혼땐 아니었음 ㅋㅋㅋ).

결론은 부부승무원도 일반인과 별다를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부부의 세계는 참 묘한것 같습니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에 대한 집착이나 오해, 부족한 배려로 더 많이 싸우고 갈등을 일으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고 딱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만 한가지 이유를 들자면 서로에 대한 '구속'이 아닐까요?


어떤 시인이 말하기를 서로 사랑하더라도 두 사람사이에 바람이 지나갈 정도의, 작은 시냇물이 흐를 정도의 공간을 두라고 했습니다.현악기의 줄들이 간격이 있어야 소리를 낼수 있듯이 부부의 사이에도 어느정도의 간격은 필요합니다.

목줄을 맨 강아지를 자꾸 잡아당기면 멀리 달아나려 하는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요?

그저 두 사람간의 줄이 잘 매어져 있는지만 확인하면 되고, 그 묶인줄이 너무 길어졌다라고 생각이들면 한번씩 잡아당겨서 부부라는것을 인식시켜주면 그만입니다.


날로 늘어나는 이혼커플을 보면 이런 간격이 부족해서 서로 의심하고 다투다보니 그 두 영혼 사이에 바람조차도 지나갈 공간이 없었던게 아닐까요?

호흡을 할수 있는 공간조차도 의심과 집착이라는 구속을 하게 되면 결국 숨이 막힐수 밖에 없습니다.


연애를 할때 사랑하는 방법과 결혼을 한 이후 사랑하는 방법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애할때는 연인에게 비싼 꽃다발을 선물하지만 결혼을 하고나면 마음이 담긴 한송이 꽃이면 충분합니다.

결혼전에는 비싼 가방을 선물하는게 사랑의 증표가 되지만 결혼 후에는 가방보다 차라리 급여 통장을 주는게 사랑의 증표가 될수도 있습니다.


좋은 부부의 세계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입장이 되어 아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아내는 남편의 입장이 되어 칭찬하고 잘 토닥여 준다면 그 부부의 세계는 분명 행복하고 즐거운 세계가 될겁니다.

.....,,

코로나로 인해 두 달 가까이 집에서 아내대신 살림을 했더니 그동안 힘들었을 아내에게 미한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하고 내가 4박5일 비행을 나가거나 아내가 일주일 정도 친정에 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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