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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07.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 고객은 왕이다' 라구요?

감정 노동자라는 말이 회자 되는 요즘에 '고객은 왕이다'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말이 거부감을 주는건 사실인거 같습니다.

처음 이 말을 썼던 리츠 칼턴 CEO나 백화점 왕이라는 '존 워너메이커'가 살던 시대의 사람들은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 인식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고객은 왕' 이었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진상승객, 갑질고객과 같은 블랙컨슈머가 이슈가 되는 세상에서 왕처럼 행동했다가는 각종 언론이나 SNS상에 노출되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왕이 될수도 있습니다.


승무원에게 가장 힘든 승객은 3만피트 상공에서 해결할 수 없는 요구를 하는 승객입니다.

승객이 무턱대고 반말을 하거나 수없이 콜을 하거나, 또는 비아냥 대는 말투로 무시를 해도 승무원들은 잘 참아냅니다.

안전에 대한 규정을 잘 지키지 않는 승객에 대해서도 강제하기보다 자발적으로 준수 할수 있게 정중하게 말씀드리고, 보호자 없이 여행하는 몸이 불편한 노약자에 대해서도 끝까지 밝은 표정으로 서비스를 해냅니다.

늘 최선을 다하며 개인적 감정보다 회사의 목표와 수익을 위해 잘 참아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참을수 없는 승객을 만나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은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하며, 그렇게 하고 싶었던 승무원 일을 마음에 상처때문에 그만두기도 합니다.

3만피트 상공에서 부족한 비빔밥을 가져오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승객이나, 몸이 불편하니 무조건 좌석 승급을 해달라는 승객을 보면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이 어이없게만 들립니다.


이런 승객들의 의식에는 '고객은 왕이다'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하에서 돈만 있으면 인격이나 예의를 무시해도 된다는 천박한 졸부 근성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들의 행동은 근대 이전의 계급사회에서나 있을법한 무례한 행동을 여지없이 보여주곤 합니다.


왕이 될려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조건이 있듯이 왕처럼 대접 받기 위해서는 고객 역시 기본적인 매너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을 평가할때 감안해야할 기본적 매너에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인사입니다.

인사란 상호 존중의 표현이자 지위 고하를 막론한 만남에 대한 기본적 예의입니다.

상대에게 먼저 인사하는것도 중요하지만 , 상대의 인사에 반응하는것도 중요합니다.

탑승하는 승객들중 적지 않은 승객들이 승무원들의 환영 인사에 무표정 무관심으로 반응합니다, 이런 사람들중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것을 경험으로 깨달았습니다.


두번째는 말투입니다.

초면인 승무원을 무조건 반말로 대하는 승객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나이가 좀 드신분이 대부분인데, 승무원 입장에서도 아주 연로하신분의 반말은 친근감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에는 감정적인 동요가 일어나 결국은 갈등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세번째는 배려와 존중입니다.

요즘은 승객간의 다툼이 종종 발생합니다.

고객을  잘 모셔야하는 승무원의 입장에서 누구 한쪽만을 편들수 없기 때문에, 고객과의 다툼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으면 해결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고객이 왕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을 위하는 직원이나 노동자에게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좋은 매너를 가지고 계신 승객에게는 승무원들의 진심어린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사실을 고객들이 알고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오래전 승객들의 짐을 도와주던 연예인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행동에서는 세련됨이 묻어 나왔고, 저 뿐만 아니라 주변 승객들 모두 그 사람의 매너에 푹 빠졌습니다.

약 20여년이 지난 지금 그 배우는 그동안 스캔들 한번 없이 지금도 사람들의 인기를 얻으며 스크린과 TV 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고객은 왕으로 모실수 있고, 그런 분들의 지적은 언제나 옳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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