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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10. 2020

비행기 타는 님자

MISS FLIGHT

사실 소제목의 용어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입사이후 교육때 듣긴 했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항공사 승무원 입장에서 한번도 검증하지 못한 용어입니다,

하지만 ,승무원이라면 용어 자체보다 용어가 의미하는 바가 더큰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MISS FLIGHT란, 승무원이 , 할당된 비행근무를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비행전날 늦잠을 잤거나, 과로 과음 등의 이유로 회사에 연락없이 비행 근무를 위한 출근을 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MISS FLIGHT ( 이하 MF)의 결과로 승무원 개인에게 미치는 불이익은 항공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나라 항공사는 거의 비슷할거라 여겨집니다.

먼저 근태관련 벌점은 기본이고 MF 를 2회이상 하면 사무실(관리자)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인식되게 됩니다.

그럼에도 승무원이 MF 를 하는 이유는 불규칙한 패턴의 출근 시간 때문입니다.


가끔 아주 이른 새벽에 출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생체리듬은 사람의 의지와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MF에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잠을 제대로 못자다가 결국 늦잠이 들어 알람을 듣고도 못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 아내의 경우는 비행을 그만둔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도 꿈속에서 MF(MISS FLIGHT)를 하는 꿈을 꾸고 화들짝 깨기도 합니다.

일반회사에서는 지각 정도로 처리하고 자주 발생하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승무원의 경우는 정해진 비행에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으면 대체 인력을 보내야 하고, 그 대체 인력의 입장에서도 예기치 않은 근무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므로, 승무원의 MF는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간혹 친한 동료로부터 핀잔이나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 지금은 다소 그 무거움이 누구나 저지를수 있는 실수로 조금씩 가볍게 인식의 변화가 생기는것 같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25년을 비행하면서 한번도 MF를 하지 않은 저로서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본의 아닌 실수로 한번 MF 를 한 승무원 중에는 이후 한층 더 자기 관리에 신경을 써 좋은 결과를 만든 사람들도 많습니다.


원칙적으로 MF를 한순간 다른 승무원이 대체 되어 비행을 가는게  대부분이지만 해당편 책임사무장(팀장)의 배려로 항공기 출발전까지 출근하는 경우도 있는데, 승객 입장에서는 보기드문 광경을 보게 됩니다.

줄을 서서 탑승하는 승객들 뒤에서 연신 '죄송합니다,실례합니다'라고 말하며 들어오는 승무원이 있다면 아마 그 승무원은 MF의 위기에 처한 승무원인 경우가 확실 할겁니다.

그럴땐 격려의 한마디나 박수라도 쳐 주시면 그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평생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을겁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관점에서는 다소 꺄우뜽하는 경우는 이것 말고도 많습니다.

특히 참석하기 싫은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의 행사에는 비행 스케줄을 핑계 대기도 하지만 , 꼭 참석해야할 예기치 못한 대소사에도 스케줄 때문에

 참석 못하는 마음 아픈 경우도많습니다.

특히 부모님의 임종을 제때 못본 승무원은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기도 합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동경하는 많은 후배들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강한 멘탈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기에는 화려해보이고 쉬운것 같지만 , 승객을 응대하고 밝게 웃는 스마일 뒤에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인내하며 스스로 발전해야하는 의무가 반드시 따른다는 사실을.,,


또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평생 살면서 한번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넘어졌을때 아무렇지도 않은듯 일어나 툭툭 털수 있는 무심함이,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앞서가는 사람보다 더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넘어져서 일어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조직은 이해와 배려, 협조가 만연하여 더 탄탄한 조직으로 장수 할수 있습니다.


모두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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