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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10.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스타벅스 커피

대학 졸업때까지 믹스 커피밖에 몰랐던 부산 촌놈(?^^)이었던 내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먹었을때의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무슨 커피인지도 모르고 호텔로비에서 공짜로 주기에 우유와 설탕을 조금 넣고 마신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번쩍 띄었다.


벌써 20년도 훨씬 지난 어느날 LA 호텔 프론트 데스크 앞 테이블에 식당에서 흔히 볼수 있는 스테인레스 큰 물통과 우유가 담긴 주전자 그리고 컵등이 놓여 있었다.

호텔에서 준비한건가보다 생각하고 무심코 마신 그 커피가 내 생애 처음으로 마신 스타벅스 커피였다.

지금이야 전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냅킨에 그려진 긴머리여인이 싸이렌이라는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나 책에서 알게 되었다.

그 책에서 알게된 '스타벅스' 란 이름의 유래도 남다른 것만은 사실이다.


대학때 까지도 믹스 커피만 마시던 이 부산 촌놈의 입맛 마저 사로잡은 그 커피가 현재 전세계 커피 시장을 좌지 우지 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재밌는 것은 당시 내가 알고 지내던 선배 여승무원 중에 한명은 그때 ,이미 스타벅스 커피의 잠재력을 알고,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로에 카페를 차린다음 미국에서 직접 공수한 스타벅스커피를 서비스해서 성공을 거둔적도 있다.

물론 당시에는 스타벅스 커피가 우리나라에 알려지기도 전이었고 그 여승무원도 스타벅스 라는 브랜드는 노출하지 않고 오로지 커피맛으로 고객을 이끌어 성공했던것이다.

시간이 지나 그 여승무원 동기로부터 2호점까지 냈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 그 여승무원을 비행기에서 만나는 일이 있었다.

그간의 얘기를 들어보니 커피 가게는 일단 성공했었는데 욕심을 부려 몇개의 카페를 추가로 오픈했지만 IMF를 만나 결국은 다 정리하고 결혼한뒤 이민을 갔단 것이었다.


그 여승무원 삶을 쓰려고 한건 아니고 오로지 스타벅스에 대한 내 느낌을 더 강하게 나타내려 하다보니 이야기가 옆으로 샌것 같지만, 스타벅스 커피는 촌놈이라고 자부하던 나에게 커피맛을 깨우쳐 준것은 사실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미국에서 유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다.

그날도 LA의 호텔, 새벽에 커피를 마시려 로비로 내려갔었다.

컵에 따른 커피를 한잔 마시고 그 구수함을 느끼며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었다.

문이 열리고 사람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중년으로 보이는 백인 여자가 갑자기 눈을 뜨고 나를 보더니, "스탈벅스?"라고 말을 걸기에 나도 모르게 " 예스" 라고 대답했더니 , 그녀가 갑자기 두손을 번쩍 들면서 ""Where~~~'" 라고 말하길래 대충 대답했다." Behind elevator" ...

그녀는 정말 미친 여자처럼 엘리베이터 뒤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순간 그녀의 뒤쪽에서 의기양양하게 한마디 더 덧붙여 "It's free~~"라고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그렇게 인연이 되었던 그 스타벅스 커피가 한국에 들어오고 다소 비싸다는 생각에 지금은 아주 가끔만 마신다.

커피 한잔에 쪼잔하게 굴 필요는 없지만 비싸다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어서 잘 사먹지 않게 되었다.

특히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가장의 입장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마누라에게 잔소리를 들을바에야 차라리 참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행을 나가면 웬만하면 스타벅스 커피를 한잔 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스타벅스 코리아의 마케팅의 일환으로 주는 선물을  받기 위해 마시지도 않는 커피를 수십잔이나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는 언론 기사를 보고 씁쓸함을 참을 수 없었다.

커피의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잡아야 하는데 유명세를 이용해 고객을 끌어 들이는 상술이 웬지 치졸해보이고, 그로인해 스타벅스 커피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커피를 커피로만 즐길수 있어도 행복할텐데 커피보다 그 커피 브랜드에 집착하는 세태를 보니 차라리 믹스 커피라 할지라도 구수한 맛에 한잔하는 커피가 더 좋지 않을까..,


(이글은 스타벅스와 전혀 상관없는 본인의 단순 경험을 옮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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