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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19. 2020

비행기 타는남자

비행기에는 있는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제가 어렸을적에는 주변에 비행기를 타본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니, 아예 없었다는게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학교 친구들이나 그들의 지인중에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아주 가끔 외국으로 이민간 친척들의 탑승 경험을 마치 자기가 경험한 것인양 자랑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비행기에는 없는것이 없을 정도로 먹을게 많았고 , 심지어 영화까지 공짜로 볼수 있는 영화관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대딘한 비행기 입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는  죽기전에 꼭 한번 해봐야 하는일이 바로 비행기 타는것이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무슨 용기였는지는 몰라도 혼자서 유럽 배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생애 최초로 여권을 만들고 비행기를 타게 된 촌놈이 비행기에서 주는 음료와 간식은 주는대로 먹고 심지어 두개씩 받아 먹었습니다.

듣던대로 영화도 보고 외국인과 얘기도 나누어보고..

심지어 화장실에 있는 가지각색의 휴대용 휴지까지 챙겨서 가방에 넣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여성용품이라는 걸 깨닫고 얼굴이 빨개졌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비행기에는 불편할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것이 다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비행기를 타는 것이 직업이 되고보니 비행기에는 있는것보다 없는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승무원이 하는일은 주로 항공 안전과 서비스 관련 업무이기 때문에 비행기에는 없은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승객 입장에서는 아쉽거나 불만스러운 일이 더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기내식 관련한 오해가 제일 많습니다.

승객의 입장에서 기내식 양이 충분치 않아 아무 꺼리낌 없이 추가 식사를 요청하지만 승무원 입장에서는 요구대로 쉽게 추가 기내식을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상위 클스는 메뉴별로 여유가 있지는 않아도 전체 탑승 인원 대비 여유 식사가 탑재 되지만 일반석은 승객 탑승수에 딱 맞게 탑재 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여유 기내식이 없습니다.

가끔 식사를 하지 않으시는 승객의 기내식이나 승무원에게 할당된 식사를 추가로 그냥 드리는 경우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반석에는 승객 숫자와 동일한 숫자의 식사가 실립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상위클래스에서 남는 식사를 더 달라고 하실수도 있지만 , 그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여분의 상위 클래스 식사를 제공받는 것을 보고 다른 일반석 손님들이 자기들도 먹고 싶다고 하면 대책이 안서니까 말입니다.


또 기내에는 아기들의 분유나 이유식이 실리지 않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승객의 요청없이 무조건 실어주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비 정상적인 상황, 예를 들면 회항이나 지연의 경우에 대비한 액상 분유는 아주 소량 탑재 됩니다. 하지만 이건 비상상에 대비하기 위함이지 그냥 애기가 배고프다고 해서 줄수 있는 아이템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기를 동반한 엄마중에는 당연히 행기안에 아기를 위한 분유나 이유식이 있을것이라 믿고 미리 준비하지 않는 분도 많습니다.

결국 이러한 정보 부족으로 인해 애꿎은 항공사와 승무원을 탓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합니다.


승객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사실은 막연한 소문이나 타인의 경험들에 의한 것들이 많은데 기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관련한 것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항공편 지연으로 인한 보상이나 배상에 대해서도 항공사가 무조건 책임지거나 조치를 취해야 하는것으로 알고 있는 승객들, 또는 기내 탑재 수하물의 파손이나 분실물도 막무가내로 항공사에 배상 요청을 하는 승객들이 많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다소 개선 되고 있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보상이나 배상에 관해서 무조건 항공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제기 되기도 하였습니다.

기내 휴대 수하물에 대한 보관 및 관리 책임은 1차적으로 승객 본인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비행기 여행전에 반드시 숙지 한다면 자신의 수하물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여하튼 비행기에는 승객들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것이 부족합니다.

항공기가 이륙 한 후 3만피트 상공에서는 항공기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서류 작성에 필요한 볼펜이나 메모지,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간단한 간식을 비롯하여 , 여행에 필요한 각종 상비약 등은 본인 개인이 스스로 준비하는게 가장 현명합니디.

제 경험에 의하면 승객 본인이 호텔에서 사용하려고 그러니 샴푸를 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제가 개인적으로 구매한 볼펜이 마음에 든다고 자기가 가져도 되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승무원들은 승객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서 제공하려 합니다.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승객의 요구나 요청을 백프로 해결해 줄수 없다는 사실에 가끔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해서 승무원 스스로 여러가지 준비를 하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는건 분명합니다.


80년대 여행자유화 이후 우리 나라의 위상과 여행 매너도 아주 성숙해 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 될수도 있는 것들이지만 여행준비를 겸해 사소한것도 잘 준비한다면 한층 더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좀 더 욕심을 낸다면 3시간 이상의 중 장거리 여행에서는 무료할 때 읽을 책 한권과 볼펜 한자루, 

그리고 개인이 마실 음료 정도를 준비한다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절대 강제가 아닙니다요~~^&^)


웃으면서 탑승한 항공기가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승무원의 환한 미소와 감사인사에 화답할수 있는 그런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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