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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Jun 27.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후회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많아지면 자연적으로 후회 할일이 많아지나 봅니다.

한가지 한가지 후회하다보면 하루 24시간도 부족합니다.

특히 못해 본 일에 대한 후회보다 ,할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보니, 비로소 보여지고 느껴지고 깨달아 지는것이 부모님의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중년이 넘어서도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지지만, 저 같은 다자녀 가정의 막내들은 중년을 맞이 할때, 거의 부모님이 모두 돌아 가신 경우가 많을듯 합니다.


승무원으로서 부모님의 임종을 맞이하기 어렵다는 선배들의 경험처럼 저역시, 어머님의 임종을 보지 못하고 해외 공항에 도착 했을때 공항 지점장으로 부터 소식을 들었습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좋아하고 하는일에 만족하며 즐겁게 비행하던 저로서는 처음으로 직업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잠도자지 못하고 마음아파 하면서  비행기 타는 일에 대한 후회를 했던 것 같습니다.


자식으로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제대로 못했던 부분이 아닐까요?


승무원이 되면 비행기를 거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항공권이 나옵니다.

젊은 시절 혼자 세상을 즐기기에 바빴던 저는 공짜 항공권이 있었음에도 부모님과 함께 해외 여행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아버님을 모시고 가까운 일본 큰아버님댁에 모시고 다녀오면서 아들 노릇을 조금 했다고 여겨지지만, 어머님과의 추억은 없습니다.

입사 전 큰 병을 겪으셨던 어머님은 해외 여행에 대한 걱정과 자식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극구 해외 여행을 거절하셨지만, 미련한 자식은 그 부모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지 못했던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항상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팀원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동반 여행을 하는것을 늘 환영하였고 심지어 좋은 스케줄이 나오면 팀원들에게 권하기 까지 했습니다.

후회하는 나 같은 마음을 그들이 갖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물론 업무에 익숙하기 바쁜 신입이나 주니어 승무원의 입장에선 비행때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하기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팀장의 성향이나 자신과 팀원들의 관계가 긍정적이라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팀에 대한 소속감과 선배나 팀장에 대한 고마움으로 팀 생활 내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관점에 따라 팀장이나 선배의 입장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면 후회 하지 않을 정도면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소중한 추억이 될겁니다.


이렇듯 ,할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한 후회가 가장 마음 아프게 다가 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해서 후회하는 일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욕심이나 자존심 등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나쁜 술버릇으로 인해 일으킨 사건이나 사고때문에 평생을 후회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술로 인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기내 난동이 아닐까요?

술이란 기분 좋을 정도로만 마시면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의 친구가 되지만 , 무절제한 음주는 평생 후회하게 될 일을 저지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기내 난동의 주 원인은 거의 음주가 차지합니다.

실상은 기내에서 제공하는 술 때문에 기내 난동이 일어난다기 보다, 탑승을 기다리면서 라운지나 게이트 부근의 식당에서 마시기 시작한 술이 기내 난동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려던 것이 두잔 세잔이 되고, 운 나쁘게 출발이 지연이 되면 결국 과음으로 이어집니다.

지상 직원이나 승무원이 승객탑승 시에 음주 승객을 가려 낼 수 있지만 고객불만을 걱정하다보면 적극적으로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기내에서 서비스로 제공되는 술을 마시고 문제를 일으킨 다음 후에 정신을 차렸을때 후회하게 됩니다.

각 항공사 마다 음주 제공 규정을 두고 있지만 고객이 승무원을 속이려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속일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스스로가 주의 하지 않으면 후회 할 일이 생길수 있습니다.


이러한 후회 이외에도 우리는 만남에 대한 후회도 많이 합니다.

승무원이 되면 많은 사람들과 사적으로 또는 공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특히 남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인 여승무원들은 주변 사람들로 부터 많은 이성 친구를 소개 받곤 합니다.

하지만 많은 여승무원들이 그 만남에 대한 소중함을 시간이 지난 후에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선택이나 연인 취향에 대해서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는 아니지만 , 제 경험상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팀을 하거나 함께 비행하게된 여승무원들이 지난날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후회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만남 자체를 좀더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던것, 헤어짐을 좀더 신중하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

시간이 지나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것들을 그때는 왜 알려고 하지 않았았을까? 하는 후회...

저 역시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그저 즐거움만을 추구한게 아닐까? 하는 후회를 하곤 합니다.

특히 그때 이후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쓸쓸해 지기도 합니다.


후회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해도 좋을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늦지만 않는다면 후회와 동시에 반성을 하고 좀더 깊이 인생을 바라 보는 계기가 된다면  남아 있는 날들이 좀 더 충만 해 지지 않을까요?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는 것도 그다지 매력 없다 라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지...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아스르한 그리움으로 창 밖을 바라보며 글을 씁니다..무언가를 아쉬워하고 후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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