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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May 27. 2020

비행기타는 남자

팔자(八字)

타고난 팔자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운명(運命)이라고도 하고, 그걸 조금만 풀이하면 따라야 할 삶의 방향 정도라고 할수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운명은 피할수 없다기보다 운명에 따르면서 좀 더 나은 방향, 최악이 아닌 선택으로 갈수 있다라고 해석하는것이 요즘의 경향입니다.


대학 졸업식 다음날 과음으로 새벽에 귀가한 나에게 누나가 던져준 신문에 ,항공사 객실 승무원 공채 공고가 있었던게 내 팔자의 대운이었음을 오랜기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좋은 팔자란 대박운이 아닌 인생의 굴곡없이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며 건강하고 오래 사는것이 아닐까? 하고 요즘에는 생각합니다.

입사가 결정되고 서울 상경 전날 어머님께서 말씀해주신 저의 운명은 유니폼을 입는다는것이었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오래전에 어느 시골의 철학관 아저씨가 한 말대로 나는 유니폼을 입는 승무원이 되었습니다.


신기한건 제 인생이 승무원 전과 승무원 후로 나눌만큼 승무원 생활은 평탄 긍정 즐거움 ..,말 그대로 해피한 인생이 되었습니다.

팔자란 바로 이런건가 봅니다.

팔자에 맞지않게 대박을 꿈꾸고 명문대 진학에 집착한 제 인생은 제 팔자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남자 승무원 생활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무난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이 있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흔히 역마살이 있어서 승무원이 되었다고들 하지만 실제 승무원들의 생활을 보면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거 외에는 역마살과 관련이 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해외에 도착해서 곧바로 관광(투어)하는 부류도 있지만 신체적 한계로 체류내내 방밖을 거의 나가지 않는 부류도 있습니다.

또한 승무원 생활보다 회사내 출세를 위해 외국어 공부나  방송등을 공부하는 부류도 있고, 하루종일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 보내는 부류도 있습니다.

이렇듯 승무원들의 다수가  역마살과는 무관한 생활을 합니다.


다만 직업 특성상 일반인과 다른 생활 패턴속에서 다른 종류의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살기 때문에 오랜동안 비행을 한다는 것은 팔자에 없으면 견디기에 쉽지 않은 일인건 분명합니다.


만약 승무원을 직업으로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보다승무원 지인이나 특정한 곳에 상담을 한 후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파란하늘을 보면 비행가고싶어하는 마음은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만족하는 모든 승무원들의 공통된 감정입니다.

땅위에서 보는 하늘과 하늘에서 보는 하늘의 차이가 주는 감동은 같을수가 없습니다.

비록 창문을 통해서만 보는 하늘이지만 그 파란 하늘은 늘 마음을 깨끗하게 물들입니다.


오늘도 저 하늘 위 비행기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을 승무원과 그들의 진심어린 서비스를 받고 있을 승객들에게 행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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