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k split May 28.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만남

만남중에 가장 설레이는 만남을 꼽으라면 첫사랑 연인과의 만남이 아닐까요?


비행기를 타기 시작하면서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갖는 만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를 타면 자연스럽게 승객을 만나고 서비스하게 되는데, 만약 비행기에서 우연히 첫사랑 연인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유니폼 입은 내모습을 그녀가 보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승무원과 승객의 입장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

여러가지 상상속에서 내린 결론은 피천득 선생님의 결론과 비슷하였습니다.


만남이란 다 좋은게 아니듯 우리들의 첫사랑 대부분은 아련함과 아쉬움, 또는 원망과 아픔 등등의 슬픈 기억이 대부분이라 , 다시 만난 첫사랑 연인으로 인해 야기될 헛된기대나 아픈기억의 소환뿐일거라 여겨졌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25년의 비행동안 젊은날 내 모든것을 훔쳐간 그녀는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아들 그리고 가끔은 다투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승무원 한명이 일년동안 만나는 승객은 최소2만명 이상은 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일반적으로 747 점보를 기준으로 300명 내외를 한 비행에서 만난다고 가정할때 일년에 1000시간 비행, 한달에 최소 2회의 장거리 비행을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2만명을 훨씬 뛰어 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남에 익숙해진 승무원들은 아리러니허게도 사적인 시간에는 사람이 북적대거나 사소한 만남을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비행에서 갖게되는 만남에 대한 기대는 승무원들의 공통된 습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하고 성가시고 짜증나는 만남도 있지만 그래도 제 경우는 친했던 친구였는데 직장생활에 멀어진 친구를 우연히 비행중에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로 반갑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친척 어르신이나 사촌 또는 어릴적 친구를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처럼 사기를 치고 도망간 사람을 만난다던지, 이혼한 전처나 전남편을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청시절 피터지게 싸웠던 친구를 만나거나 소개팅을 했던 상대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렇듯 비행기라는 공간은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 여행을 갈때 비행기에서 이루어지는 만남도 여행 목적중에 경험해야할 항목으로 만들어보는게 어떨까요?

장시간 비행중에 옆자리에 앉은 승객과 반갑게 인사도 하고 간식도 나눠먹고 얘기를 하다보면 지루한 장거리 여행도 하나의 추억이 될수 있습니다, 피곤함 속에서도 얘기를 나누다보면 배려와 존중의 습관을 키울수도 있습니다.


비행기 여행은 승객 입장에선 분명히 불편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만남이란 기대를 마음속에 담고 밝은 미소로 먼저 인사하고 가벼운 삶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비행기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될겁니다.


이제 비행기에서 먹거나 주무시지만 말고 여유를 가지고 승무원과 옆자리에 않은 사람에게 먼저 미소를 보여 줘 보십시요.

세상이 한층 더 넓어 보일겁니다..

작가의 이전글 비행기타는 남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