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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Sep 03.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존경과 존중

"전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언젠가 TV 에 나온 한 인사가 한 말입니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며칠 후 어떤 책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입니다"..라는 글을.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을까요?

내 아버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평생을 당신이 하시고자 하던 일 보다 가족을 위해 살아오신 분이지만 결과는 아버지도 그렇고 가족들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의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극복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니 아버지 당신께서는 아들이 당신보다 나은 삶을 살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극복이라고 해서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아버지는 늘 안정된 직장을 말씀하셨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경험하신 당신의 입장에선 안정된 직장이 최고의 꿈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나름 아버지보다는 나은 인생을 살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내게 강조하신 안정된 직장의 의미는 아마도 당신의 아들이 당신보다는 더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살기를 바라시면서 당신을 극복하기를 바라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관점에서는 작게나마 아버지를 극복한 거 같습니다.

제 입장에선 안정된 직장보다 향상된 경제적 풍요를 바라고 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존경할 만한 아버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아버지의 삶은 존중합니다.

당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식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한 부분은 옳고 그름을 떠나 당연히 존중받아야 합니다.

지금 세대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 아버지 당신들의 결정이나 주장이 결코 비난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존중이란 바로 결과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당연히 받아야 되는 행위인 것이고, 그 존중받는 결정이나 행동이 모든 이들의 감사를 받을 정도라면 그 사람을 존경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존중과 존경의 차이에 대한 무지로 갈등과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장 상사의 행동이나 결정이 내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존중조차 하지 않거나, 팀장이 팀원들을 편하게 해 준다고 해서 그 팀장을 무조건 존경한다거나 하는 들은 진정한 존중과 존경이라 할 수 없습니다.

존중과 존경의 차이를 인지하고 어떤 상사든 어떤 부모든 존중은 해야 하고 , 그들이 이룬 결과나 업적이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거나 모범이 된다면 존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인간 사회에 있어서 존중과 존경이 없다면 질서가 무너져 그 인간사회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직장 상사에 대한 존중이나 존경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부하직원에 대한 질타나 지적이 받아들이는 부하직원의 감정에 걸러져 무조건 나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꼰대'나 '아재'라는 표현이 난무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후배들이 무섭고 어렵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선배가 되고 상사가 되었는데, 소문으로는 꼰대가 되기도 하고 아재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존중이나 존경의 잣대로 보면 고맙고 감사할 수도 있는 상사나 팀장 또는 부모들의 '가르침'이 무조건적인 '비난''질타'로 왜곡되어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팀제로 운영되는 승무원 조직도 팀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팀장과 팀원 간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시간과 교육의 부족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한 팀 내 리더십과 팔로우십에 대한 교육이나 이해 없이 시스템적 팀제 형성과 운영에 대한 오래된 관습이 이제 유효기간이 다 되어 버린 때문입니다.


우린 어딜 가나 사람과 함께 살수 밖에 없는 인간입니다.

사람 사회의 유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존경입니다.

존경할만한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 존중은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나의 상사를 꼰대 또는 아재라고 놀릴지 몰라도 어느 순간 내가 꼰대가 되고 아재가 되는 것이 우리 인간 사회니까요..


존중과 존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인간 사회에 있어서 필요성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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