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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split Oct 24. 2020

비행기 타는 남자

인생의 재미와 의미

살면서 처음으로 재밌다고 느끼게 해 준 게 무엇일까?

살면서 처음으로 의미 있다고 깨닫게 된 게 무엇일까?


책 속의 작가가 던져준 물음 하나가 어제부터 계속 내 머릿속 해마에 자리 잡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재미있으면 그냥 재미있는 거지,..그 재미에서 굳이 인생을  연관시켜야 하나?

또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심각한 표정으로 고뇌에 빠져 있어 본들, 그 의미가 쉽게 찾아질까?

짧다고 하면 짧은 인생이고 길다고 하면 긴 인생인데 어찌 단순 명료하게 인생의 재미와 의미를 딱 정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관한 한 인생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첫 번째 재미가 딱지치기와 구슬치기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딱지 따먹기인 것 같다.

내가 살던 동네의 어린 시절엔 또래 친구가 적어도 20여 명은 되었던 것 같다.

70년대 후반 대한민국의 골목골목에는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모여 구슬치기 아니면 딱지치기를 했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동그란 딱지 따먹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딱지를 잃거나 따먹는 과정에서 아쉬움과 희열을 느낄 수 있었으니 과연 인생의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느끼지 않았을까?

따면 인생의 재미, 잃으면 인생의 의미...

도박하는 사람들의 철학이 이럴 것이다.

재미 때문에 빠졌던 도박에서 결국에는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곤 하니까..


인생의 재미는 다양한 습관이나 취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메모를 하는 습관을 가진 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재미를 느끼고 메모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삶의 의미와 연관시켜보기도 하였다.

메모를 하는 행위는 재미였지만 그 메모를 기억해내고 음미해 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비추어보기도 했으니, 이 또한 인생의 재미이자 의미가 아닐까?.


결혼 역시 인생의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깨닫게 해주는 행위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알콩 달콩 사는 재미가 어느 순간 간섭과 구속으로 변하며 고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부대끼는 과정 속에서 함께한 추억이 삶을 버텨나가는 의미가 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것 같던 어린 아들 딸들이 세상을 만나게 되면서 반항을 하기 시작하면 7살 즈음에 죽이지 못한 후회에서 부쩍 늙어버린 나를 발견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

자식 때문에 부모를 멀리 하다가 자식 때문에 다시 부모를 그리워하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니, 인생의 재미와 의미는 시간차를 두고 나타날 뿐 떨어져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지금 힘들다고 인생이 계속해서 재미없지는 않을 듯 하니, 누군가가 말했듯이 우짜든지 버텨볼 일이다.

인생의 재미와 의미는 늘 가까이 있으니 그저 살아갈 뿐, 좌절하거나 포기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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