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Mirror

한단설 이야기

by 노민

너 혹시 그거 아니? 이 거울 너머에 말이야, 우리가 사는 세상과 똑같은 세상이 있다는 거. 여기처럼 똑같이 하나의 태양과 달이 있고,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며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행성인 지구에 60억의 사람이 살아. 더 놀라운 건, 여기 있는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있어. 앞집 철수와 옆집 영희가 바로 그 곳에도 그대로 살고 있는거야.
그럼 그 거울 너머 세상에 너도 있을까? 당연하지. 철수와 영희가 사는 집 사이에 너 역시 살고 있단다. 그곳의 너도 지금 너처럼 똑같은 키에 똑같은 옷차림을 하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을 하며,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단다. 네가 거울 앞에 서 있으면 네 모습이 그대로 비치지? 그걸 생각하면 돼.
근데 말이야, 우리가 거울을 볼 때 딱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지? 그래. 바로 좌우가 바뀌는거. 거울 너머의 그 세상도 우리 세상과 전부 같지만, 단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어. 그게 뭐냐면, 바로 사람들의 성격이란다. 만일 네 성격이 소심하고 숫기가 없다면, 거울 너머 세상의 너는 활발하고 붙임성이 좋은 성격이야. 거울이 네 모습을 그대로 옮겨도 좌우가 바뀌는 건 어찌할 수 없듯이, 거울 너머의 세상도 성격만은 정반대란다.
그러면, 이 세상의 너와 거울 너머 세상의 너를 합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네 손을 거울에 대어봐. 손이 어떻게 되니? 서로 겹치지? 마찬가지야. 서로 반대인 성격이 하나로 모이면, 모두 딱 들어맞는, 완벽한 성격이 돼. 그럼 다른 사람은? 마찬가지야. 네가 거울에 손이 아닌 발을 대도 정확히 들어맞듯이. 말했잖아. 거울 너머 세상은 정확히 반대라는걸.
이쯤 되면, 왜 거울 너머에 그런 세상이 존재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사실, 그 세상은 우리들을 불완전하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거란다. 원래 사람은 태어날 때 모두 성격이 똑같았어.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처럼 모두들 같은 관점에서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했었어. 그건 인간이 창조될 때에 완전한 자신처럼 모든 점에서 완벽하길 바랐던 신의 뜻이야. 하지만, 그렇게 되자 인간들이 모든 것을 너무 잘 알게 되어버렸어. 그렇게 되자 자신들의 대우가 불합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 자신들도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했으니까. 결국 서로 힘을 모아 신과 동등한 지위를 얻고자 했지.
그래서 신은, 어떻게 했을까? 신은 인간의 성격을 절반으로 나누어 불완전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렸어. 그리고, 거울 너머에 이곳의 세상과 똑같은 세상을 만들어 절반의 인간의 성격을 또 다른 세상으로 옮겨버렸어. 결국, 인간은 지금처럼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불완전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어. 다 한순간의 욕심 때문이지.
이야기가 잠깐 이상해졌네.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 거울 너머의 그 세상 말이야. 그럼 이 세상과 거울 너머의 세상은 서로 왕래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확실히 밝혀진 방법은 없어. 하지만 아예 교류가 불가능한 건 아냐. 가끔씩 이 세상의 사람이 거울 너머의 세상의 사람과 바뀌는 경우가 있어. 가끔 그런 때가 있지 않아? 평소에 살갑게 지내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주위 사람에게 쌀쌀맞게 대할 때. 그건 바로 그 친구가 거울 너머의 세상의 친구와 바뀌어버린 탓이야.
두 세상의 사람이 갑자기 바뀌는 이유도 확실하진 않아. 단지 이렇게 추측할 뿐이야. 그건 아마도, 어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도 스트레스를 받아 좌절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원망만을 쏟아낼 때. 그럴 때에 그걸 불쌍히 여긴 신이 어느날 갑자기, 거울 너머의 세상의 자신과 바꾸어 버리는 거야. 성격만이 반대인 그 세상에서, 자신이 주위에 끼쳤던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반성할 때에 신이 다시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려준다는거야.
하지만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진심어린 반성을 하기 어려운 까닭이지. 결국, 그렇게 후회하다 거울 너머의 세상에서 늙어 죽는 경우도 허다해. 안타까운 일이지.
근데,
왜 내가... 갑자기 너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는지 알아?
그건 말이지......
혹시 넌...... 지금 후회하고 있지 않나 해서...... 거울아......




한단설,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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