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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자신의 두뇌가 시킨 일이 몹시 서먹할 때가 있습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어쩌다 떠올랐는지 그 선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요즘 '나라 같잖은 나라'에 관한 이야기가 넘칠 정도인데, 이런 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뇌가 애매합니다. 그것이 아니면, 깊은 가을, 다시 봐도 좋을 듯한 소설, 영화이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위키백과> 등에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실화소설로 되어 있습니다. 직접 그 내용을 편집할까 싶었지만, 이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아니면 별 것도 아니고, 자주 쓰지도 않을 아이디를 새로 만드는 게 귀찮았습니다.
알다시피,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불륜의 미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 작품이지만, 인연이란 것도 우연에서 시작된다는 것, 사랑이 삶의 깊이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 사랑이 품는 시간은 그것을 나눈 시간과 무관하다는 것, 그리고 때로는 지루한 삶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수년 동안 읽던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의 정기구독을 끊은 지는 한참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년에 걸친 구독료 할인 판촉에 시달렸었지요.
저 위에 첨부한 그림은 그 잡지 가운데, 1995년 7월호의 ‘Behind the Scenes’를 <스캔> 한 것으로 기 잡지사의 편집자가 소설로 출판된 원작이 있는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관한 해명을 한 것입니다. 영화는 같은 해 개봉되었습니다.
원작은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소설이었고, 아래의 글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의 당시 편집자 <빌 앨런(Bill Allen)>이 쓴 것입니다. (위 그림에도 보이는 Behind the Scenes의 텍스트를 인용하고, 그것을 대강 번역합니다.)
The line between fiction and nonfiction blurred for some of our readers when the novel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topped the bestseller lists with its hero, Robert Kincaid, portrayed as a National Geographic photographer.
Convinced that Kincaid is real, members had been writing and calling to ask when his article on covered bridges was published. The answer is: Never.
Robert Kincaid is pure fiction. Still unconvinced, one visitior to our library riffled through 1960s Geographics hoping to find his story.
Even so, When actor-director Clint Eastwood announced he would turn the novel into a movie, we decided that if art really hoped to imitate life, it ought to contain some semblance of reality. Thus we sent the production crew two camera bags used in the 1960s by a staff photographer, along with this make-believe May 1966 cover and Geographic photographs that Eastwood-aka Kincaid-shows as his own work.
To learn the truth about what our photographers really do, watch for and article in the August isse on shooting for National Geographic.
-quoted from the July 1995 issue of National Geographic Magazine
< 아예 존재하지 않는 표지 >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로 그려진 <로버트 킨케이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을 때, 몇몇 우리 독자들에게는 허구와 실재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졌습니다.
킨케이드를 실재 인물로 받아들인 본회의 회원들이 편지를 통해 '덮개 다리'들에 관한 그의 기사가 실린 잡지를 찾았습니다. 그 대답은 ‘아예 없다’입니다.
<로버트 킨케이드>는 순수한 허구입니다. 그럼에도, 그 사실을 납득하지 못한 어느 독자는 우리의 도서관을 방문해서 그의 이야기를 찾으려고 1960년대 <지오그래픽>지의 책장을 모두 훑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배우 겸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고 밝혔을 때, 우리는 예술이 진정 삶을 조각하려고 하면, 그 표징에 사실성이 있게 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작진에게 1960 년대 <지오그래픽>지의 전문 사진작가가 쓰던 두 개의 카메라 백과 킨케이드가 작업한 것으로 신뢰를 줄만한 1966년 5월호 표지를 함께 보냈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사진작가들이 무엇을 하는지 진실을 알려면, 이 잡지 8월호의 촬영에 관한 기사를 기대해 주십시오.
다음달인 1995년 8월호에는 ‘Reel to Real’이란 제목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들의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얻기 위한 투쟁’이 그려져 있습니다. 요즘은 디지털카메라가 대세인데, 당시는 예의 필름 카메라였지요.
로버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 존슨의 만남이, 그들 자신은 중고라고 할 수 있어도 그들의 사랑은 중고가 아니었는데, 실화이든, 허구이든 영화 또는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주는 감동은 비슷하리라 여깁니다.
혹시 실화가 아니라는 것으로 인해, 이 작품에서 얻었던 감동이 훼손되었다고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훼손된 감동의 크기를 팍팍한 삶 속에서 미처 확인할 기회가 없었던 자신의 낭만을 여새기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