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중고가 없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에서
유추가 가능한 사실은
나의 모든 것이 오직
나를 위한 게 아니라는 거다
내가 누리는 모든 것,
나의 부모, 연인,
삶, 사랑, 슬픔과 기쁨,
내가 없었다면
그 모든 것이 남의 것일 터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부존재, 혹은 죽음은
누군가를 위한 보시(布施)다
그렇게 적어도 뭔가를
세상에 남기고 갈 존재로서
타인의 것으로 사는 오늘의
고통과 절박함에 대해,
삶의 불합리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관대해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