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사랑엔 중고가 없다

by 어뉘


그래서





사랑했다는 그대가

그걸 '상처'로 새기거나

잘 해야 본전이라는

푸념에 던져 넣거나

뭐, 자신의 순수함을

자랑하려는 듯

'비련의 주인공'으로

남겨두려는 것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말이에요

신파극도 아니고,

사랑 보고 왜 그래요

막말로, 미치지 않고서야

아프려고 사랑하는 건

아무래도 아니잖아요

그래야 할 멍에를

쓴 것도 아닐 텐데,

그대의 바람과 달리

사랑해주지 않는 그를

단죄하지 못해서 앓는 건가요


삶을 통틀어 몇 안 되는

이벤트 가운데 하나,

그게 사랑이잖아요


설렘, 달콤함, 행복

이런 것들을 주체하지 못해

터질 듯한 가슴을 앓아야

사랑이랄 수 있지 않나요


달지만, 마약처럼

중독 걱정이 필요없는

달콤함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겉모양과는 다르게,

그대가 한 것이

사랑이 아니었던 탓에

아프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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