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유감

사랑엔 중고가 없다

애착 유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애착일 때,

사랑하지 않는 것을

모른다는 게 집착이다

그것들도 흔히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기엔 흠이 많다

사랑은,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간에

혼자 힘으로 다루거나

거부할 수 있다는

자연인의 권리, 자유를

갖고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데에

자유의 유무가 중요한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 알다시피,

감정적으로 구속된 상태임에도

이성이 달콤함을 느끼는

심리적 일탈이기 때문이다

흔히 하는 말로 하면,

정신이 나간 짓이기 때문이다

애착이나 집착을

'사랑 때문'이라며

자기 합리화하지만,

그 말은 사랑을

수단으로 여길 때

빌미로 쓰는 말이다

저잣거리에 주저앉아

떼를 쓰는 아이와 같다

다행히 그 아이에게는

제풀에 지칠 때까지

애정 담긴 곁눈을 줄 이가

곁에 있지만, 애착에는

그대 자신뿐이다

그대가 왜 그대를 전혀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는,

그대가 사랑할 수 있는

수많은 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 그를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그런 사랑을 해야 하나

그것도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