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소모하는 재미

사랑엔 중고가 없다

by 어뉘


열정을 소모하는 재미




우리가 사랑에 미치는 것은 사랑하지 않을 자유를 곧잘 망각하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 깨닫는 일이지만 그 망각으로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 자유와 사랑의 변증법을 이해하고 마음에 담아두었다 해도, 사랑이 그 변증법보다 훨씬 힘이 세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는 이미 그대 자신을 망가뜨린 뒤이기 쉽다. 그대가 사랑에 미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그대의 사랑을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자기 합리화 때문이다. 어떤 경우일지라도 그를 사랑할 기회를 얻은 것은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삶도 사랑도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사랑으로 비롯되는 모든 것이 사랑하는 이의 몫으로 남는다. 그를 사랑하는 것은 그로서는 아무래도 좋은 타인이 하는 사랑인 거다. 그것을 양해하는 한 적어도 그가 그대를 괴롭히지는 않을 터다. 그는 그대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으로 그대를 즐겁게 하는 사람일 테니 말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해, 그를 사랑한다면 그의 사랑이 문제일까. 그의 사랑 여부에 관계없어 그대가 즐겁지 않다면 그대가 하는 것은 집착이나 응석인 것이지 사랑이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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