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중고가 없다
그대가 그와
헤어지기 좋은 때는
더없이 좋은 한 때를
보내고 있을 때다
(모르는 이 없겠지만,
최상의 맛이라는 것은
그 맛에 생소함을 가진
첫술의 맛을 말한다
익숙함이 시작되는 맛이다
그 이후의 맛은
첫술과 같은 맛이거나
반감된 맛일 수밖에 없다
혀의 속성이 그렇다
첫술과 다른 맛이 아닌 한, 혀는
첫술보다 나은 맛을 느낄 수 없다
맛에 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치하가
<질리지 않는 맛>인 것은
그 덕분이다
익숙하다는 것은, 그렇게
처음의 신선함을 잃은 것이다)
특별히 헤어지기 좋은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헤어지는 때가 있다는 거다
그 때문에 앓는 이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있다
<그런 아픔을 느끼는 건
함부로 체념하기엔 삶이
아직 젊다는 뜻이야>
그래도 아프다면, 냉정하게
신선함을 잃은
대가를 치르는 거라고
일갈하는 것도 위로가 될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