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중고가 없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
여자 사람이
여자답게 살거나,
여자처럼 살거나,
여자로 살거나,
남자처럼 살거나,
남자로 사는 거나,
남자 사람이
남자답게 살거나,
남자처럼 살거나,
남자로 살거나,
여자처럼 살거나,
여자로 사는 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렵지 않은 게 없다
선택지 가운데
불편부당한 게 <나>여서
그건 쉬울까 싶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은 건
우리가 삶에 매달리는 한
그 시대의 문화적 고상함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리한 이는
사랑을
패닉 룸으로 쓴다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도 즐거운,
나의 분별력을 자랑할
<너>만 있으면
충분한 게 사랑이다
거기, 여자와 남자의
구별은 쓸데없다
방이 좁으므로
<너와 나>로 가득 찬다
해보면 알겠지만,
<내>가 꼭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너>의
<너>이면 충분하다
함부로 말하면,
우리가 무엇으로 살든
<나>와 내 삶이 가져도 좋거나,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던 위로가
거기 다 모여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