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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Aug 23. 2019

사실, 그게 그렇습니다

생각편의점




그림에 관한 한

비구상화보다는

구상(반구상 포함)화를

그림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이의 대상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보이는 구상화와는 달리,

그림을 그린 이의 <나>를 해석하는 것이

관람자의 책임이라 전가하는 느낌 때문에

비구상화는 사랑하지 않습니다


대개의 사랑이 즉물적이듯

아는 것을 사랑하기 마련이니까요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건 

또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이 브런치에 싣는 그림이

제멋대로인 것으로 봐서

별 소질이 없다는 게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습니다


잘 그려야 할 당위도 없지만,

기왕이면 화풍을 보이려는 강박을

갖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화풍을 가질

재주가 없는 탓에

그 어쩔 수 없음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자연스럽다는 건

인간의 눈을 가졌을 때

그렇다는 것이지

자연에게는 아닐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화풍을 갖는 것이

아주 인간적이긴 하지만,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자연에게 인간의 화풍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대가 다정한 마음을 가지면,

<그림 잘 모르는 그림> 자체를

<그림 잘 모르는 그림>이라는

화풍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글의 맛을 좋게할 장식으로

글 꼭지마다 그림을 씁니다

그림을 수필의 일부로 보는 이유입니다


문장을 어구(語句)로 쪼개지만, 

형태나 외양이 글을 지배하게 두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어휘의 수로 

마음그림이 제약받는 것에는

답답함을 느끼므로 시는 쓸 줄 모릅니다


사랑이 한 사람을 향하듯, 혹시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글로 반추되기를 기대하며

3분이면 읽을 수 있는 수필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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