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편의점
우리가 하는 사랑이
사람 혼을 빼는
재주를 갖고 있기는 합니다
그렇다 해도 시들해진 사랑을
아무리 되살린다 해도
기껏해야 <사랑처럼>까지입니다
대개 익숙함 덕분에 죽어가던 사랑이며,
사랑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대개 그런 사랑을 합니다
우리가 인연이라 할 때는
즐기려고 하지 않아도 즐기게 되는,
그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왜 그가 그대에게 사랑스러운지
도대체 알 수 없는 그대 자신을
즐기고 있을 때일 겁니다
그럴 수 없을 때, 그대의
사랑은 죽어가는 것이며
죽어가는 사랑에서 그대가
기꺼이 즐길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버리는 즐거움뿐입니다
사랑이 가는 길은,
희망적이든 절망적이든
결국 그대에게는 운명적이며
그 길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대는 언제든 그 길 위에
올라탈 수도, 언제든
내릴 수도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사랑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가 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어쩔 수 없는 사랑이 있듯이
그대만 버릴 수 없다고 우기는
비련이 있을 수 있지만
순전히 그대의 이기심 덕분입니다
비련은 그가 없었다면 아예
있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그가 있어야 풀리는 데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대의 익숙함에 맞춰달라고
우길 때만 생기지 않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