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시작

이름 불러주기

by 어뉘

철학의 시작



이제 가뭄은 끝인가

오히려 휴일 잠을 깨운

창문으로 들어온 비 긋는 소리

솔가지 그림자로 멋을 낸

도서관 오르는 언덕 언저리에서

빗물 말리는 참새들 자리쌈하는 소리

여름을 즐기는 듯

어제를 씻어내는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콘크리트 벽을 함부로 때리며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고

엄지발가락에 슬리퍼 꿰고 길 가는 발소리

철이 없는 건 사랑이지

사람이 철없겠냐는 듯

아주 잘 익었지만

세 근에 만원 주고 살 수 있는

토마토 트럭 다가오는 소리에

문득 니체처럼 불우해져서

맨 정신으로 철학한다


어떻게 내 머릿속에 그대는

지지난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단맛을 내는가?















매거진의 이전글연귀소(燕歸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