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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호 열차가 저쪽 구름다리 아래를
두 해 전 굳이 끝내지 않아도
지나가 버리는 사랑을 싣고 떠난다
가슴 한 칸 비워 놓은
이별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을 때 비로소
끝나는 것이 사랑이긴 해도
거친 한숨 대개 잦아든 뒤
어영부영 사람 소리에 취한 날
274호 열차에 매달고 돌아온
아직 마르지 않은 사랑은
넣어둘 자리가 마땅찮다
비웠던 가슴에 채운 건 없어도
생경한 것이 그대인지 사랑인지
마음 내키는 게 없어 눈만 내리 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