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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려 한다는 것은
이미 갖고 있다는 뜻이며,
가지려는 것은 아직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하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백이며,
그대가 기꺼이 행복하려는 것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인 것과 같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래서
아직 사랑하지 않았다는 뜻이거나
그의 사랑이건, 그대의 사랑이건
사랑이 모자란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사랑이야기가
사랑하지 않을 때의 이야기이며,
사랑 속에는 <사랑한다>는
현재형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주고,
그대가 어떤 사랑을 하든
그 사랑을 끝내 가질 수 없는 까닭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누구든 그대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사랑 자체를 주거나
사랑 자체를 앗지는 못한다
그때 그대가 사랑을 심하게 앓는다면
사랑을 명사로 쓰거나, 썼기 때문이다
제법 연습이 필요하지만,
사랑을 동사로 쓰는
버릇을 기르는 것은
그대가 그대 삶에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아닌가 싶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은
우리 삶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일탈과
무상(無常)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