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떻게 됩니까?"
모두 알고 있는 이 질문은
우리의 삶이 가진
무서운 질문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결국, 사람을 죽여 버리니까요
말하자면, 머리를 싸매고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그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됩니까?"
마지막 답은 벌써 나와 있습니다
좋은 직업을 갖고, 그래서
경제적 여유를 도모하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다가 죽습니다!"
이 질답을 정리하면
우리는 그가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가 하는 공부는
죽기 위한 것이 됩니다
삶은, 죽지 못해 사는 이보다
죽으려고 사는 이가 행복합니다
산 자는, 알다시피, 모두 죽어가니까요
한편 그런 까닭으로,
죽지 않으려는 이가 가장 불행하지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죽을 듯 열심히 사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다 싶습니다
인생의 절정기라는 것은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삶에서 비켜서야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나를 기억하든 간에
과거는 시간에 패배한 흔적이며
이미 죽어 버린 시간입니다
내 삶에 의견을 낼 수 있는 건
항상 지금 밖에 없지요
삶이 그렇게 생겨먹었습니다
어떤 삶이든
열심히 살았노라고 회고할
기회를 부여하며,
내 삶을 변호할 핑계를
마련해 주는 건 죽음입니다
유한한 삶을 사는 한, 죽음은
삶의 보상을 넘어
혜택에 가깝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죽음 덕분에 그나마
사람으로 사는 거지요
대개의 경우, 죽음은 사람을
'사람이었다'로 정리하니까요
예정에 없던 절명의 순간에
대개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며,
그에 대한 미안함을 말한다는데,
일상에서 사랑을
곧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의 태도를
최후의 순간, 사랑하는 이에 대한 빚으로
느끼게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렇게 삶의 장식으로 쓸 수 있는
사랑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항상 그래야 하는지
혹시 수긍할 수 있지 않은가요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하게 되는 것이 사랑인 것은
당신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내가 본 당신의 사랑스러움이
당신에게는 생소할 테지만,
당신이 아니라 내 탓입니다
내가 당신과는 다르니까요
그러나 당신이 괜히 흐뭇하다면,
그 생소함 덕분이라는 걸
당신도 곧 알게 될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