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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받았어야 할 편지 3
모든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그냥 던진 질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의 그런 질문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아이는 아녜요
당신이 왜 사랑스러운지를 따져
당신의 사랑스러움을
한정하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을 그 '왜'에 가두고,
당신이 그 울타리를 벗어나면
내가 당신을 버려야 해요?
물론, 당신이
그러겠다 할 때 말이에요
비관주의자의 사랑이
대개 그런 게 아닐까 싶지만,
그 순간이 내게 남게 될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테니까요
당신을 보는 오늘이예요
당신을 볼 수 없었던 어제보다
더 행복한 건 어쩔 수 없어요
내가 당신에게 무릎을 꿇으면 보이는
당신의 발뒤꿈치를 보며
귀찮게 매달리게 될지 어떨지,
당신과 헤어지는 나를
나나 당신이나 아직 본 적이
전혀 없으니까 모르는 게 당연해도,
내가 정말 그렇게 매달려도
당신이 냉정하게 돌아선다 해서
나는 당신을 나무라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적어도 이별을 이야기하는 동안
당신과 나는 이별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다, 이별이란 말을
입에 담기가 두려워질 때가 오겠지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기억해둬요, 그때부터 당신과 나는
이별하고 있는 것일 거예요
무척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나와 헤어지는 게 즐겁겠다면
그렇게 해주는 것이 사랑일 테지요
당신과 헤어진 적이 없어서
어디가 좋을지 정말 모르겠어요
당신이 눈을 반짝거리며
나를 보는 모습을 오래 보려면,
서둘러 나가야겠어요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건 괜찮지만,
당신이 나를 기다리는 건 못 참겠어요
그럼, 좀 이따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