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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Jun 30. 2023

'인별'과 야생野生

생각편의점

'인별'과 야생野生






'인별'을 하는 이들이 

그대에게 뭔가를 말하는 건 맞아요

다만,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허시'와 요즘 핫한 

'민' 님 덕분애 자주 보게 된

인별로, 그저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한다는 걸

확인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야생에는

구걸이 없습니다

덕분에 동정도 없지요

엄연하고, 깔끔합니다

인간 삶과 달리

맛을 찾는 야생도 없습니다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버려집니다

뒷주머니를 준비하지 않는 야생의

즉물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잘난 척, 으스대지 않으며

잔인하거나, 매정하지도 않습니다


인간 역사를 봐도 아는 것이지만,

인간은 야생에서 가장 소심하고

겁 많은 동물인데,  

덕분에 잔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야생으로부터

영감을 얻을 때는 야생이

그의 본능대로 움직일 때로,

뉴튼의 사과가 그랬고,

돌고래의 대화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쇠똥구리나 개미처럼

가져야 할 것을 가지려는 모습에는

마음을 움직이지만,

인간이 구걸하는 모습엔 

거부감을 가진 게 인간일 겁니다

구걸에는 영감이 필요 없으니까요


삶에는 생각이 필요하고

그것이 인간을 

고상하게 할지 모르지만,

야생을 따르지 않는 삶에 

고상함을 껴입고 싶은 집착이 

우리의 '생각'을 강요합니다


우리가 한심한 것은

금붕어를 어항에 가둬놓고

그도 인간처럼

꿈을 꾼다고 여기는 것이나

개미가 일을 한다는 생각이지요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는 것은

수고가 아니라

태양의 움직임이나 별빛을 이용하여

먹이를 옮기는

그가 가진 삶의 방식입니다


죽은 땅이 라일락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그런 땅이 라일락이 좋아하는 땅입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는 것은 수고가 아닙니다

껍질은 깨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병아리가 그것을 깨는 건 고통이 아닙니다

꽤나 즐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대가 야생을 읽는 모습으로,

그대 자신의 삶이 그만큼 

수고롭다는 고토를 내뱉는 것이 아닌가

자신을 되돌아봐도 될 겁니다




인간의 삶이

야생만큼 깔끔하지 않고

지저분한 이유는

생각이 자기 검열을

끊임없이 하는 탓입니다


우리가 겪는 위로나 상처는

우리의 생각으로부터 옵니다

그게 '나'를 살리거나 죽입니다


달리 보면, 야생에게는

생각하는 우리가 한심할 수도 있습니다

'등 따시고, 배부르다'는 것만으로

삶이 되지 않는 게 분명한 우리의

'생각'이 가소롭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대가 만족을 느껴야 할 때는

특정될 수 없습니다





야생이 아닌 것에

너무 낭만적인 생각을

심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인물과

'나'를 무시하는 인물 가운데,

우리는 후자의 이미지에

생각을 보태게 됩니다

전자인 시선보다

후자인 시각에 매료됩니다


한 번이라도 당신의

눈길을 받기 위해

당신의 눈을 끊임없이 쫓아도

나무랄 건 아닙니다


지 볼 수 있다면

배려가 뭔지 보입니다

그것이 서로 맞으면 

마음과 몸이 '맛'있습니다


또한, 더는 사랑하지 않을 때에

배려의 자리에 미안함을 남겨두어야

사랑했던 것이 맞을 겁니다

미안함을 남기는 건

그에게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현명한 일로서,

나를 사랑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오래 사랑하려면,

사랑하는 게 맞으려면

동정은 필히 잊는 게 좋을 겁니다


그 힘이 야생일 겁니다

인간으로서의 환희도 거기에서 올 겁니다

대개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보이는 그대로 대상을 즐길 수 없으면

아무것도 즐기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대는 특별한 사람입니다

특별한 사람이 굳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일 필요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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