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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뉘 Mar 10. 2016

사랑, 패러독스

사랑엔 중고가 없다


사랑, 패러독스


우리는 그 희소성과는 상관없이

아무래도 기호에 머무는 것들을

사랑한다고는 하지 않는다

곰돌이푸를 늘 곁에 두고 싶다거나

치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이

좋을 수는 있지만 사랑은 아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은

스스로 움직이는 것들이며,

그 가운데 사람에게만

사랑이 가능한 것은

오로지 자유분방함 덕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자신의 이기심을

도저히 버릴 수 없는 탓에

묶어둘 수 있는 것에는 구태여,

혹은 기꺼이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기실, 묶어둘 수 없기에

우리는 사랑을 하며,

묶어둘 수 있다는 착각이

사랑을 달콤하게 한다

쓰라림과 환희, 그리고 고통과 함께

사랑을 하면서도 외롭거나

아쉬운 까닭이 거기에 있고,

사소한 것에 감동하게 하는 사랑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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