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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숙집 이모 Mar 29. 2020

쑥개떡 먹기 좋은 날

엄마 잘 먹을께요~

수원지로 산책을 나갔다.  떨구어진 마른 솔잎 사이로 회색빛을 얹은 연둣빛 쑥이 쑥 나와 있다. 가만히 살펴보니 쑥 천지다. 훈풍 속 봄이 따스하다. 쑥떡 먹기 좋은 날이다.

떨구어진 솦잎 사이로 올라온 쑥

이때쯤 쑥을 뜯어 떡을 해 먹기는 연하고 양도 많지 않아 버무리가 최고다. 그런데 버무리를 하려면 기술이 필요하다.

속까지 골구로 다 익히는 기술, 콩이나 팥을 섞어서 보기에도 예쁘게 하는 기술, 적당량의 설탕과 약간의 소금으로 단기와 간기를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요건 좀 힘들다.


그래서 만들기 쉽고 맛도 좋고 기술도 그다지 필요치 않은 쑥개떡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준비물: 작년 봄에 엄마가 만들어 주신 것을 냉동실에 보관했던 개떡용 반죽 한 덩이  끝


반죽한 덩이를 어젯밤 자기 전에 해동시키려 꺼내 놓았다.

해동된 반죽을 손으로 둥글고 넙적하게 만든다.

찜솥에 서로 붙지 않도록 놓아둔다.

솥에 넣은후 떡먹을 생각에  사진찍을 시점을 놓쳤다. 약간 익어가는 중

불을 켜고 익히면 완성!


친정의 5월은 고추를 심기 위해 바쁘다 어버이날을 전후로 온 가족이 모인다. 날을 기념하기도 하지만 고추 심기가 목적이다. 조카들까지 고추 모종을 나르거나 물을 주거나 하는 일들을 거든다

그리고 그 중간에 먹는 참이 쑥개떡이다.


쑥은 친정엄마께서 자식들이 도착하기 여러 날을 걸쳐 뜯어다 놓으시는데 그 양이 엄청나다.  


친정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엄마와 함께 끓는 물에 데친 쑥과 불린 쌀을 준비해서 방앗간으로 가져가면 솜씨 좋은 주인은 알아서 설탕과 소금을 함께 넣고 빻고 물을 섞어 반죽까지 해 준신다. 주인의 노련함과 기계가 알아서 해 주는 느낌이다.


 그리고 고추를 다 심은 후에 자식들이 모여 앉아 쑥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덩이덩이 나누어 담는다. 욕심껏 제 집으로 가져와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오늘처럼 가끔씩 꺼내 만들어 먹는다.  


음식은 뭐든 따뜻하게 먹는걸 좋아하지만 쑥개떡 만큼은 김을 빼고 식힌 다음 먹어야 쫀득한 맛을 즐길수 있다

엄마^^  맛있게 먹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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