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AR 프로덕트 오너의 AR 이야기 - Niantic 3부
그런데 만약 증강현실을 '현실 공간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상 세계'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 증강현실을 시각적(Visual) 개념에서 벗어나 조금 더 확장해 '현실과 가상의 실시간(Real-time) 상호작용(Interaction)'이라고 정의하면 표현할 수 있는 증강현실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Niantic의 증강현실은 이런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Niantic의 증강현실 개념을 다시 이해해 보자면 Niantic 창립자 John Hanke의 말처럼 "The two just go together.", Niantic 증강현실은 바로 Map과 Play, 이 두 요소의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Field Trip은 실시간 GPS 정보를 바탕으로 구글맵 위에 내 현 위치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그 정보들을 터치하거나 확대해 정보를 보거나 다른 링크로 이동하는등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구글맵, 네이버지도, 카카오지도 역시 내 위치와 상호작용 하니까 증강현실인가?
증강현실의 넓은 개념을 현실과 가상의 실시간(Real-time) 상호작용(Interaction)이라고 정의했는데 구글맵,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이 과연 같은 맥락에서 위치기반 증강현실의 범주에 속할 수 있을까?
내 대답은 No. 아니다. 일반적인 지도 앱은 내가 현재 위치하고 있는 실제 현실공간과 상관없이 모든 지리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다. 예컨대 내가 지금 집 주변의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 앉아 글을 쓰면서 주변 맛집을 지도앱에서 검색한다고 해보자. 지도앱엔 나의 실시간 GPS 정보로 현 위치가 나와 내 위치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식당들을 우선순위로 보여준다. 마치 현실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나는 카페에 앉아 3km 근방, 5km 근방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저 멀리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 식당도 찾아볼 수 있다.
구글맵, 네이버지도, 카카오 지도등의 일반 지도앱은 내 현실공간에 의존하지 않는다. GPS 정보가 끊기더라도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으면 내 위치와 저 멀리 떨어진 해외의 식당 정보도 알 수 있다.
Niantic의 Field Trip 은 어떨까? 내가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의 한 카페에 앉아 있는 동안 저 멀리 인도네시아 발리의 관광지까지 나에게 먼저 보여줄 수 있을까? 보여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의 현실공간이 관악구 봉천동의 카페 안 이기 때문이다.
Niantic의 Field Trip을 포함해 이후의 모든 LBG(Local Based Game)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들은 GPS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왜? 내 현실공간 정보가 증강현실 Play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포켓몬고 출시 초반에 국내에선 구글맵 지원을 안 해서 모두가 강원도 속초시로 몰려갔던 걸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그냥 GPS 정보 보여주면서 일반 지도보다 정보를 제한해서 기능을 떨어뜨려 제공하면 증강현실이 되는 것인가? 방구석에서 전 세계 여행할 수 있는데 그냥 일반 지도앱이 훨씬 좋지 않은가?
어쩌면 누군가 여전히 이렇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겠다. 만약 증강현실 경험을 이해하지 못하고 MAP에만 매몰되었다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질문이다. 지도 정보만 보고 싶으면 위치기반 증강현실 관광정보 앱 Field Trip 같은 걸 사용하는 건 실용적이지 못하다. 그냥 침대에 누워 혹은 소파에 누워 어두운 방구석에서 컴퓨터로 하루종일 세계여행하면 된다. 어쩌면 그런 사람에겐 증강현실 대신 가상현실, VR을 이용해 보라고 추천하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