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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근 Jun 16. 2023

인그레스,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 공식의 완성 1

WebAR 프로덕트 오너의 AR 이야기 - Niantic 5부

John Hanke의 Niantic은 위치 기반 증강현실을 통해 방구석에만 있던 우리를 진짜 세상(Real-World)에 내보내고 싶었다.


어떻게 사람들을 방구석에서 바깥으로 내보낼 수 있을까. 위치기반 증강현실 여행정보 앱, Field Trip은 그에 대한 Niantic의 첫 번째 실험이었다. 방구석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찾는 정보가 아닌 유저가 실제로 관광지로 이동해야 알 수 있는 정보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두 발로 직접 걸어 모험을 떠나게 되었다.


Field Trip은 나이언틱이 꿈꾸는 증강현실 무엇인지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한 나이언틱의 첫 번째 Play였다. 그런데 여행을 떠날 일이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방구석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Niantic이 아직 구글의 사내 스타트업이던 2014년(베타는 2013년 출시), Niantic lab은 그에 대한 해답으로 Ingress를 출시한다. John Hanke는 일전에 '지도'와 '플레이'라는 두 요소가 결합한 Niantic 증강현실의 근본을 보드게임에 비유한 적이 있다.


"모든 보드게임은 일종의 보드(지도)를 펼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보드게임 지도(Map) 위에 펼쳐진 것은 가상 세상의 놀거리(Play)이다. 가상 세계를 무대로 한 흥미로운 게임이 현실 공간에서 펼쳐진다면 여전히 방구석에 있는 사람들까지 바깥으로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Field Trip이 현실 지도 위에 현실 세상의 놀거리 정보를 제공했다면 이제 Niantic은 Ingress를 통해 현실 세상 위에 가상의 놀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Niantic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 공식의 완성, Ingress

현실 세계 위에 증강된 New World의 Story telling


Niantic의 첫 오리지널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 Ingress


나는 Niantic이 Field Trip처럼 단순히 현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가상의 놀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Map' + 'Play' 개념에 각각 'New World(가상 세계관)'와 'Story telling(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이라는 맥락을 더해 드디어 그들만의 증강현실 게임 공식을 완성했다 생각한다.


대중들이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 현실과 다른 그들만의 매력적인 세계관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때문이지 않을까. 사람들이 호그와트의 실제 촬영지에 찾아가고 반지의 제왕을 촬영한 뉴질랜드 대자연과 호빗 마을, 호비튼을 찾아가는 이유는 실제로 직접 그 세계관을 체험하고 싶어서일 테다. 마치 내가 그 세계관에 들어가 호그와트의 마법사가 된 듯이 느껴지고 싶어서, 반지의 제왕 속 영웅들의 모험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이제 Niantic은 그들만의 오리지널 세계관을 현실 지도 위에 증강시켜 사람들이 직접 그 현장의 Play에 참여하게 만들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단순히 현실 지도 위에 정보를 제공하던 Niantic이 새로운 가상세계관의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Niantic 첫 번째 오리지널 LBG(Local Based Game, 위치 기반 게임), 증강현실 게임 Ingress는 대성공이었다. 2013년 100만 건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2천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미국 내 게임 부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적어도 2천만 명 이상이 Ingress를 플레이하기 위해 방구석 밖으로 직접 걸어 나갔다는 뜻이다.  



새로운 세계관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Ingress의 두 진영, 플레이어는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 소속 Agent로 활동하게 된다.


Ingress에선 현실 지도 위에 두 개의 세력이 서로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싸우는 가상 세계가 펼쳐진다. 스위스에 위치한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 CERN(European Organization for Nuclear Research)에서 신의 물질이라 불리는 힉스 입자를 발견한다. 사람들은 이 신의 물질, 힉스 입자를 Exotic Matter, XM이라고 불렀다. 이 XM 발견을 기점으로 인류는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게 된다. Enlightend(지도에서 초록색으로 표시)라는 세력은 XM을 사용해 인류를 한 단계 진화시키고자 한다. 반면 Resistance(지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는 정체불명의 XM 사용을 반대하고 Enlightend의 인간개조 계획을 저지하고자 한다.


재밌는 건 이 힉스 입자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라는 것. 그동안 물리학에서는 모든 물질과 힘이 16개의 입자와 이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보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가설을 가지고 있었는데 힉스 보손의 존재만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2013년 10월, 실제로 CERN에서 신의 물질, 힉스 입자를 드디어 발견했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2013년 11월, Niantic lab에서 Ingress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다.




최고의 지도 기반 놀거리: 랜드마크 땅따먹기


Niantic이 이 흥미로운 미래 세계관을 바탕으로 고안한 첫 번째 놀거리는 땅따먹기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두 개의 세력(Faction이라 표현되는) 중 한쪽을 택해 자신의 세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현실 지도 위에 표시된 포탈을 점령해야 한다. 포탈을 많이 점령할수록 세력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이며 내 주변의 포탈을 장악하고 적 세력의 포탈을 공격해 탈취해야 한다.


우리 동네 주변 형세, 파란색이 Resistance 점령 영역, 초록색이 Enlightened 점령 영역, 실제 지도 위치에서 상대 진영의 포탈을 뺏기 위해 공격하고 있는 나


포탈을 점령하기 위해선 실제로 GPS가 활성화된 스마트폰을 들고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 Ingress를 켜면 마치 하나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게임 지도가 펼쳐져 있는데 이는 현실 지도와 동일하며 실제 내 주변의 랜드마크가 Ingress 지도 위엔 포탈로 표시된다. 이 랜드마크는 조각상일수도, 분수대일수도, 편의점일 수도, 교통 표지판일 수도, 혹은 교회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랜드마크 정보는 Field Trip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기에 형성될 수 있었다.


지도, Map 위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은 당연 땅따먹기, 영토 경쟁이 아닐까. 진정한 보드게임 덕후라면 할리갈리보다는 게임 보드 위에서 서로 뺏고 뺏기는 치열한 땅따먹기 전략게임에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Niantic의 첫 번째 지도 기반 놀거리인 Ingress가 이 영토 싸움에 기반해 가상 놀거릴 제공하고자 한 것은 확실히 전략적인 기획이 아니었나 내 마음대로 의미부여를 해본다.  



Ingress 홍보영상, 출처: Ingess 유투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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