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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 쓰는 글쓰기 '북킹라이프 7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1970년에 나온 뒤로 전세계적으로 6천만 부 이상이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한국에선 1973년에 현문미디어(당시 이름은 현문문고)에서 처음으로 출판된 뒤 줄곧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만 그렇게 부르는지 몰라도 어린 왕자, 예언자와 같이 세계 3대 소설로 평가된다고 국내 번역판에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세계 몇대니 하는 평가가 보인다면 대부분은 국내 출판사나 언론에서 과장한 립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애초에 문학 작품에 작품성을 가지고 랭킹을 매길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란게 있을 수 없고, 그렇게 하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다.(물론 갈매기의 꿈이 나쁜 작품이란 소리는 아니다)    

인기에 걸맞게 패러디 작품도 상당하고, 대중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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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기를 좋아하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언제나 비행 연습을 한다. 부모 말에 의하면 제대로 먹지 않아서 말랐다고. 그리하여 마침내 갈매기의 신체 한계를 넘어선 고속비행에 성공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갈매기 무리의 우두머리는 그를 "문책"하며 곧바로 무리에서 추방할 것을 명령하고, 조나단의 항변도 듣지 않은 채 곧바로 따돌려버린다. 이에 조나단은 그들의 무관심,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왜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먹고 자는 것에만 매달리냐는 것에 슬퍼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비행을 계속 연습한다.    
보통은 여기까지만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는 꿈을 쫓는 갈매기의 이야기 같은 걸로 평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뒤로는 얼핏보기에 완전히 정신나간 이야기가 되어간다. 이 앞까지의 '비행법'이 물리 법칙에 입각한 비행방법이라면, 이 이후부터는 어째 초능력과 워프의 영역으로 돌입한다.     
어느 날 한 무리의 갈매기들이 자신을 찾아오는데, 자신이 그 전까지 가지고 있던 최고의 비행속력을 가볍게 뛰어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으며, 그 갈매기들과 함께 '초월적' 비행의 세계, 더 위대한 갈매기들의 세계에 도착한다. 천국에 도달한 조나단.
 그들 역시 갈매기 떼 무리에서 추방당했으며(혹은 벗어났으며) 모두 비행을 즐기는 갈매기였다. 누구보다 나는 것을 즐겼던 조나단은 원로 갈매기인 치앙이 떠나가기 전에 그의 가르침을 받고 하나라도 더 깨치려고 한다.    
ㅡ류시화   '갈매기의  꿈'  서평---    

꿈을 꿀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더 높이 날고 더 멀리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꿈 꾸는 것조차 버거운 현실도 있다. 

가난 때문에 자신의  꿈이 버거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정쩡하게 서서 방황하던 여고 동창생은 멋지게 죽고  싶어 했다.

1960년대 대한민국의 문화 속엔 공감하기 힘든 자살 철학을  멋스럽게 흉내내고 싶어하는 청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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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팬 자살 사건     
사실 불문학·독문학은 실존주의 철학과 함께 그전부터 강렬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혁명’이 무르익던 1960년 여름, 서울 경기여고 2학년에 다니던 두 여고생의 동반자살 사건이 세상에 충격을 주었다. 언론은 자살 동기를 엉뚱하게도 프랑스 문학가 알베르 카뮈에게서 찾아냈다. 자살한 최정숙양이 카뮈에 심취했던 감성이 풍부한 문학소녀였다는 것이다. 4·19 때는 부상당한 학생들이 누워 있던 서울대학병원에 2개월 동안 찾아다니며 하이네 시집을 읽어주기도 했다 한다. 똑똑하고 정열적인 소녀는 ‘그러나 집에만 오면 말을 잃은 채 까뮈의 <이방인>을 밤을 새워 읽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은 몇 번이고 되뇌었고’ 그녀의 유품 중 ‘사르트르의 책에 여기저기 줄이 그어져 있었다’ 한다. 하이네·사르트르·카뮈의 세계와 서울의 삶은 격차가 컸던 모양인지, 그녀는 ‘죽음의 행복’, ‘죽음의 즐거움’이란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한다. 함께 죽음을 결행한 최미자양 역시 ‘문학소녀’였다. 최양은 내성적이어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역시 외국 소설과 카뮈의 <이방인>에 심취했었다 한다. 성적이 좋은 문학소녀였다는 점 외에 두 여고생은 두 집 살림을 하는 아버지 때문에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도 같았다 한다. 최정숙양은 극약을 먹고 자살하기 전날 일기는 모두 소각하고 다른 동급생에게 ‘죽으면 하얀 옷에 봉선화를 가슴에 꽂아다오’라는 말을 남겼다. 
사건 이후 카뮈가 논란거리가 되었다. <이방인>과 실존사상이란 뭐관대 어린 여학생들이 동반자살을 기도하게 했는가? 그 정도로 위험한 것인가? 문교부 편수관 홍웅선은 여학생들이 카뮈 같은 책을 ‘올바르게’ 이해했다면 자살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 주장했다. 고등학교에서 책을 마구 사들이니까 ‘카뮈나 사르트르 같은 것이 섞이지 않겠느냐, 교사들이 먼저 그런 책을 제대로 읽고 학생들의 독서를 잘 지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연히 이런 관료적 발상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카뮈나 사르트르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작가들이었고, 기성세대나 관료에게 실존철학은 불온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었던 것이다.     
ㅡㅡ천정환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 -한겨레 신문  칼럼




    

샤르트르나 까뮈  팬도 있었지만,  독일 유학을 다녀와 우리들에게 '헤르만 헤세'가 쓴 '데미안'을 번역해 소개한 여류작가의 팬도 많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쓴 서울대 불문학도인 전혜린의 자살은 당시 문학 소녀들의 감정의 세기 말적 감성을 일깨웠고, 실존주의 소설 까뮈의 '이방인'은 문학을 함네 하는 청소년들에겐 매혹적인 스토리였다.    

“전혜린은 인식에의 갈망으로 불타오르는 독수리였으며, 영원한 독수리로 남을 것이다.”라고. 한 지인에게 “어느 조용한 황혼에 길가의 주막에 쓰러져 있는 집시가 있거든 나라고 알아줘!”라고 속삭였던 전혜린.    

ㅡㅡㅡ네이버 지식백과 ㅡㅡ    

 청춘은 무모한 도전조차 매혹적이고, 청춘은 자살의 충동까지  달콤한 유혹으로 미화시킬 만큼 이기적라고 생각한다.

전혜린의 열정과 광기와 아무 상관없고 실존주의 소설가가 누구인지도 알고 싶어하지 않은  내 친구 성희는 멋지게 죽고 싶어했다.

경기여고 2학년 여학생 동반 자살 사건 흉내내기처럼 포텐 터지는 개연성도 없는 자살을 시도했던  여고 시절 친구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갈대숲에 외치다 죽을 뻔한 이발사 이야기처럼 40년 묵혀둔 '가우잡다 죽을 뻔한 여고 동창이 있었다ㆍ    

조나단 리빙스터 시걸  

먹이를 잡기 위해 날기보다 날기 위해 비행을 했던 갈매기의 이야기    

책이 출간되자 성직자들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의 죄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비난했다는 소설.

문학계에서도 이 작품을 인정하지 않아 어떤  상도 수상할 수 없었던 스터디 셀러, '타임'지는 이 소설의 작가 리처드 바크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출판계의 가장 놀라순 기적'이라고 인정한 명작.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삶의 진리를 청소년기 우리들에게 강렬하게 선사한 명작인 이 소설은 고등학교 1학년 나에겐 뭔지 불편한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몇몇 소설 중에 하나다.

대학 입시를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했는데, 엄마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꿈을 꾸는 게 사치였던 여고 시절,  나에게 대학 진학은  막연한 도전같았다.    

고3  들어 세계 명작 소설  읽기는 병적인 집착같았다. 아빠는 경영학과나 영문학과에 합격해야 등록금을 마련해준다고     

조나단 리빙스터 시걸  

먹이를 잡기 위해 날기보다 날기 위해 비행을 했던 갈매기의 이야기    

책이 출간되자 성직자들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의 죄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비난했다는 소설.

문학계에서도 이 작품을 인정하지 않아 어떤  상도 수상할 수 없었던 스터디 셀러, '타임'지는 이 소설의 작가 리처드 바크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출판계의 가장 놀라순 기적'이라고 인정한 명작.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삶의 진리를 청소년기 우리들에게 강렬하게 선사한 명작인 이 소설은 고등학교 1학년 나에겐 뭔지 불편한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몇몇 소설 중에 하나다.

대학 입시를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했는데, 엄마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꿈을 꾸는 게 사치였던 여고 시절,  나에게 대학 진학은  막연한 도전같았다.    

고3  들어 세계 명작 소설  읽기는 병적인 집착같았다. 아빠는 경영학과나 영문학과에 합격해야 등록금을 마련해준다고 억지를 부렸고,  나는 국문학과에 진학해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장학금을 받아야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 국문학과라니 그 당시에 국문학과는 졸업해봤자 '굶는학과'라 취직이 힘든 학과를 목표로 대입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고3  5월달쯤 같은 반에 한 싸움도 하고 침도 좀 뱉는 성희는 상업고등학교를 지원했다. 미끄러지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온 나름 '잉여 학생'라 불리는 반에서 50등 밖의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이었다. 가수

전영록을  좋아해서 매주 '영일레븐'이란 음악 프로와 '젊음의 행진'공개 프로에 가려고 방송국을 담을 타고 공부에 뜻을 두지 못하는 친구들과 몰려 다녔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빌딩 청소를 하시는 엄마와 자동차 정비소에 다니는 오빠와 살고 있었다.

분수도 모르면서 대학은 무슨 대학이냐며 취업 준비를 하라는 큰오빠의 엄명에 힘들어 하던 성희는 어느 날 나를 조용히 불러 아주 어려운 부탁을 했다.     

"나 10월 10일에 자살을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잘 죽을까 생각해 봤는데, 먹 매달면 혀를 빼고 죽는다니 흉물스럽고, 연탄가스를 맡고 죽자니 혼자 자는 방도 아니고, 미경아 저기, 나 약 좀 주해주라, 수면제를 먹고 죽고 싶은데, 너라면 날 도와 줄 수 있을 거 같아.     

황당한 부탁에 불쾌하고 짜증이 났지만, 왜 나라면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진 않았다. 당시에 친구들 사이에선 세기말 염세주의자같은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문학 소녀라 인식되던 나인 터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멘탈이 자신들과 다르다고 느낀 거같았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며 무시하고 싶었지만, 입시를 목표로 죽을동 살동 공부하는 인문계 3학년 교실에서 쓰잘데기 없는 머리 수로 경쟁율만 높이는 성희 또래의 몇몇 진구들의 일탈을 이해하는 차라 난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알았다고 대신 유서같은 거 쓸 때 내 얘기는 쓰지 말라고 약속을 받았다.    

책이라고 교과서도 읽지 않던 성희가 자기애적 감성에 쩔어 파괴적인 선택을 그것도 나의 힘을 빌어 자살 놀이를 하겠다고 하느 게 우습기도 했지만, 이 참에 혼줄을 내 줘야 게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 이후 난 학교 앞에서 약국을 하는 사촌 언니를 만나 의논을 했다. 언니는 너 미친기가 뭔 개소리냐며, 대구할 가치도 없다고 나를 밀어냈다, ''그게 아니라 골탕을 먹이려고 한다며 도와 달라고 했다. 언니는 골돌히 생각하다가 갭슬로 된 설사약 30알을 줬다. 그리고는 수면제의 일종인 빨간 갭슬에 '세코날' 속에 노란 분말 가루를 낱개 낱개 털어낸 뒤 설사약의 분말을 '세코날' 갭슬에 담아 30개를 만들어 줬다. 그런 뒤 정사각형 종이에 한알씩 놓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하나씩 접어 나에게 주었다. 친구가 의심할 수 있으니 주변 약국을 돌며 서로 다른 상호의 약봉투를 구해 담아 주라 했다. 3일 간격 또는 일주일 간격으로 약국 상호가 다른 봉쿠에 날짜를 쓰고 한 알씩 성희에게 전해주었다. 처음엔 장난인가 싶어 하던 성희도 23개 째의 세코날 갭슬에 담긴 설사약을 창백한 얼굴로 받아 들었다. 

약속한 날짜가 다가올 수록 성희는 말수가 줄었고, 자살 D데이가 다가오자, 성희가 공약처럼 내뱉은 자살을 긴가민가하던 성희를 따르던 또다른 '잉여 여고생'친구들 역시 난색을 표시하며 성희를 달래고 있었다. 이제와서 멋드러진 자살 공약을 물르기도 곤란한 성희는 30알째약봉투를 받아든 날 눈물을 글썽였다. ''고맙다, 내 성공하면 귀신이 되서라도 이 은혜 갚으마.''

다음 날 성희는 무단 결석을 했다. 성희를 따르던 친구들은 쉬는 시간마다 훌쩍이며 울었고. 나만 웃음을 참느라 혀를 씹으며 그날 따라, 엄청 긴 하교 시간을 기다렸다.

그날 저녁 성희가 입원한 동네 의원에서 탈수가 와서 링거를 맞고 누운 성희를 만났다. 울며 불며 자살 미수로 시체처럼 누운 성희를 보며 친구들은 목을 놓고 울었다. 그닐 저냑 늦게 성희한테 전화가 왔다. ''설사하다 죽을 뻔했다. 니 죽여뿌릴라 했는데, 쪽 팔려 죽겠다. 내가 세코날 아니고, 설사약 먹고 탈진했단 거 비밀이다. 니 그거만 지키면 이번 일로 앙심 품는 일 없다. 약속해라 아님 니 주고 나 죽느기라!'

성희는 그날 이후 다시는 자살을 꿈꾸지 않았고 나는 성희가 나에게 진 빛을 보험처럼 안전하게 즐기며, 우리 반에서 쌈짱인 성희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친구가 되었다. 졸업 후 성희는 명동에 있는 미용실에 미용사로 취직했고, 22살에 지 닮은 몬 생긴 남자 아이를 낳았다.죽지 않고 살아서 천만다행이라며 갓난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성희를 보며, 고소를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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