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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킹라이프 8
​순정만화 '올훼스의 창' 덕후

일본 순정 만화 덕후인 우리반 62번 한임분 일냈다.    

독산동 코카콜라와 삼립빵 공장을 대각선으로 마주한 강 서쪽 여중 2학년 늘 허기지고 목마른

15살 가시내들에게  좌 코카콜라 우 삼립빵 공장이라니. 

하나님은 언제나 남의 편인 듯  우린 삼립빵을  지날 때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로 배가 고팠다.

  내가 몫의 은색 토콘 두 개(구로 1동 소방성에서 학교까지 버스를 2번 갈아타고 다녔다)와  친구 꺼까지 도합 4개로 찐계란에 떡볶이를 사 먹고, (당시엔 버스 토콘은 현금처럼 쓰였다)

집까지 걸어왔다. 

그 당시 떡볶이 아줌마처럼 토콘을 현금처럼 받아주는 착한 점주가  한 분 더 있었다. 

 만화가게 아자씨. 나와 임분이는 ‘이케다 리요코’가 그린 '올훼스의 창'( 이케다 디에코)이란 순정 만화를 보기 위해 등교길 버스 타는 걸 포기하고  독산동에서 구로동까지 1시간 20분이 더 되는 길을 걸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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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페우스의 창'은 그리스로마 신화 가운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오르페우스의 이름을 땄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올훼스의 창'이라는 표제로 나왔다. 
 주된 공간적 배경은 독일의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음악학교와 러시아이다. 프랑스 혁명을 시대적 배경으로 했던 '베르사이유의 장미'처럼 러시아 혁명을 주된 시대적 사건으로 삼고 있다. 주인공이 남장여자라는 설정도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유사하다.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미소년 유리우스 폰 아렌스마이야는 뛰어난 피아노 실력으로 레겐스부르크에 있는 성 세바스찬 음악학교에 입학한다. 입학 첫날, 유리우스는 '올훼스의 창'이 있는 교내의 낡은 탑에 올라 창 밖을 바라보던 전학생 이자크와 눈이 마주친다. 
올훼스의 창에서 마주 본 남녀는 반드시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는 전설때문에 놀랐던 이자크는 유리우스가 소녀가 아닌 소년인 줄 알고 안심하지만, 사실 유리우스는 남장여자로 집안의 재산을 노린 어머니 레나테에 의해 몰래 남자아이로 키워지고 있었다. 얼마 후 그녀는 호기심에 올라가본 올훼스의 창에서 이번엔 학교 선배인 클라우스와 눈을 마주치고 만다.    
ㅡㅡㅡ나무위키  인용----






   

바로 이 부분에 운명의 모멘트(moment) 다시 말하면 moment of truth, 이 순정 만화에 결정적 순간이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올훼스의 창에 올라가서 창 밖을 보다가 마주친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징크스 혹은 전설!

 이 스토리에 . 키 크고 싱거운 한임분이가 팍 꽂혀서 여자 중학교 4층 2학년 5반 교실 창 턱에 기대고 

그 당시 얼짱이고 ‘인싸’였던 총각 체육선생님과 눈 마주치기를 다른 말로 접속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3교시 출산 휴가를 받은 음악샘 덕분에 자습으로 때우던 중, 임분이가 사모하는 김샘이 그날 따라 엉덩이가 딱 들러붙는 흰색츄리닝 바지와 이두박근이 두드러진 흰색 나시티를 입고, 짙은 겨털을 자랑하며, 1학년 학생들과 운동장에서 구호에 맞춰 도는 중이었다.

 “임분아 체육샘! 저기...”

 손거울을 보며 콧망울 사이에 블랙헤드를 짜던 임분이가 화들짝 놀라 들고 있던 손거울을 든채 창가로 몸을 돌렸다. 전 날 비 온 뒤라 운동장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있었다. 김샘과 1학년들이 헛둘, 헛둘하고 운동장을 도는데, 딱하고 눈이 마주쳤다. 

김샘과 임분이의 운명의 눈맞춤이면 좋았을 텐데....

임분이가 든 손거울에서 반사된 빛이 김샘 눈알에 딱!

 이 순간이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란 기도문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올훼스의 창의 명 대사 ‘킬리에 엘라이존 킬리에, 주여 어여삐 여겨주소서..., 주여 가엾은 우리에게 진실을 내려 주소서...,“라고 노래하는 이곡은 모차르트 미사곡 제 1장 ’키리에(kriye)’이다. 카톨릭 미사 참회 예절 때 대 영광송 전에 드리는 기도곡이다. 

 본래는 키리에 엘레이존(kyrie eleison)’으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란 뜻이다.남장 소녀 유리우스의 엇갈린 사랑의 비극과 어울리는 노래다.    

임분이의 미련함은 긍휼히 여길 여지가 없도록 흉악했다. 김샘과 눈이 마주치려는 순간 지 말로는 부끄러워서 눈을 감았는데 선생님이 눈이 부신지 한 손을 들어 이마에 대고 자기 있는 창쪽을 바라 봤다는 거다. 그래서 다시 손거울에 정오의 태양 빛을 모아 체육샘이 자신을 못 보게 쏘고 쏘고 또 쏘았다고 했다, 눈을 뜰 수 없이 따가운 손거울에 반사광에 체육샘은 중심을 읽고 운동장에 쓰러졌다. 진흙물이 고인 웅덩이에 1학년 아이들의 부축을 받아 일어서던 선생님에게 자신의 위치를 들키지 않아야 한다고 비명을 지르는 임분이를 돕는다고 이 미친 가시내들이 교실 뒷문 옆에 걸어둔 직각으로 긴 거울을 두 서너 명이 함께 들고, 창턱에 올려 놓았다. 아이들과 힘을 합쳐 대형 거울로 모아 쏜 햇빛에 김샘은 운동장 바닥에 흙투성이가 되어 굴렀고, 옆에 서 있던 몇몇 여학생들도 함께 굴렀다.

 임분이는 그 사건 이후 김샘과 운명적인 눈맞춤은커녕, 빰따귀를 5대나 맞고, 우리 반을 그 미친 가시나들 땜에 물 빠진 수영장(당시에 우리 학교에 신기하게도 수영장이 있었다), 청소를 하게 되었다.    

순정 만화 무자게 좋아하던 애니 덕후 임분이는 이름처럼 육교에서 눈 맞춘 교회 2년 선배와 결혼해 고등학교 졸업후 임분가 아니라 임산부가 되어 내 친구 중 가장 먼저 애엄마가 되었다.    

일본 애니를 좋아하면 ‘오타쿠’라고 놀리는 요즘, 아마도 그 당시 내 또래 중에 ‘오타쿠’ 아닌 친구들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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