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지금은 작고하신 노회찬 전 의원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정치 발전을 위해선 정당 정치가 바로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당의 정치학적 존재 이유는 정권 창출이지만, 그가 말한 올바른 정당 정치는 당리당략을 떠나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공이란 특정 정당에게 할당되는 표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모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그게 적어도 정치를 하고자 하는 자의 기본 덕목이라는 것을 노 전 의원은 강조하고 또 강조했습니다. 이념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미워할지언정 국가와 국민이 의제가 되는 순간만큼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오늘, 오직 정당 존립과 이권에만 전전긍긍하며 민생의 심장에 총을 겨눈 정부를 감싸기로 결정한 정당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보수 궤멸, 동력 상실, 그리고 탄핵 거부. 요 며칠 그들의 말에 실리는 단어들은 단 하나도 민생과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권력을 양도하고, 안건 표결에도 불참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칠할 용기마저 잃어버린 정당. 그들을 보며 느끼는 건 오직 거대한 절망뿐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의사를 대신 전달할 의무마저 저버린 오늘. 그들의 정당명에 실린 국민이란 단어가 참 가증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정파를 떠나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한 극소수 의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