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개의 정보를 유의미한 덩어리로 묶어 기억하기
마법의 숫자 7을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심리학, UI/UX, 기억법 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법도 한데요,
같은 숫자 묶음이라도 왼쪽처럼 숫자를 통으로 나열해 기억하는 것보다는 오른쪽과 같이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누어 기억하는 게 더 쉽다는 얘기.
바로 밀러의 법칙입니다.
밀러의 법칙은 인지심리학자 조지 밀러가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제시되었습니다. 밀러는 이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논합니다. 첫째, 자극에 포함되는 정보의 양에 큰 차이를 줘도 청소년의 기억 범위는 대략 7 정도로 제한된다. 둘째, 기억 범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의 양이 아니라 정보 덩어리(chunk)의 개수이다.
하지만 그 이후 진행된 여러 실험들에서 한 번에 기억 가능한 정보의 개수는 사람의 배경지식에 따라 7개보다 더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이 법칙의 핵심은 작업 기억에 한 번에 저장 가능한 정보의 개수를 밝힌 것이 아닙니다. 정보들을 유의미한 덩어리로 정리하면 7(+-2)개를 넘어 일정 한계가 존재하는 단기 기억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데 있습니다.
사용성이 높은 웹사이트 (혹은 앱)를 디자인하기 위해선 먼저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배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게슈탈트 원칙 중 하나인 근접성의 원칙을 함께 고려하게 됩니다.
근접성의 원칙이란 형태를 지각할 때 거리가 가까운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지각하려는 경향 을 말하는데요, 사용자는 서로 다른 형태의 디자인 요소들이 단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는 것만으로 이들을 하나의 덩어리나 맥락으로 분류해 지각하게 됩니다.
이 두 가지를 활용하면 많은 콘텐츠를 포함하는 사이트의 정보 위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홈페이지에는 최신 뉴스 헤드라인들이 중요도에 따라 그 크기가 나눠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여백과 선을 두어 사용자들이 흥미 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밀러의 법칙에과 근접성의 원칙은 이커머스 사이트에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TOP SELLER의 제품 정보는 덩어리화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배경이나 테두리로 묶지 않고 제품 이미지, 제품명, 판매자, 가격, 할인율 등의 정보를 가까이 모아둔 것만으로 하나의 덩어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메가메뉴 또한 밀러의 법칙과 근접성의 원칙을 활용한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전체 메뉴의 사이트 링크들은 7개를 훌쩍 넘지만, 각 카테고리를 명확하게 하고 근접성의 원칙을 활용해 카테고리 간 여백을 주어 하위 그룹을 분리시켰습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은 전체 목록을 쉽게 훑어볼 수 있습니다.
즉, 덩어리화는 중요한 정보를 빠르고 쉽게 처리하고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콘텐츠 정리 방법입니다. 디자인 시 이 법칙을 적극적으로 운용한다면, 사용자가 콘텐츠 간 형성된 관계와 정보 체계를 이해하고자 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디자인에 밀러의 법칙을 적용하고자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마법의 숫자 7을 내세워서 불필요한 디자인 제약을 정당화시키지 말 것
2. 사용자가 쉽게 처리하고,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콘텐츠 덩어리를 잘게 나눠 정리할 것
3. 단기 기억 용량은 사람에 따라, 그리고 기존 지식과 상황적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할 것
밀러의 법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의 사이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