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아티클 리뷰 : 무엇이 사용자 경험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
UX 피라미드는 사용자에게 좋은 상호작용을 제공하기 위해 만족시켜야 하는 경험의 차원을 6개의 단계로 구분한 것이다. 가장 아래에서부터 유용성, 신뢰성, 사용성, 편의성, 감성, 의미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단계씩 묶어 하위 - 상위 차원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 단계는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 처럼 밑에서부터 하나씩 만족되어야 한다.
[피라미드의 하위 차원]
하위 차원은 제품이 디지털 시스템으로써 만족시켜야만 하는 객관적인 특성에 가깝다.
1층. 유용성 (functional) :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유용한 기능과 정보, 서비스를 제공
2층. 신뢰성 (reliable) : 시스템에 큰 오류나 장애가 발생하지 않고, 보안이 철저해 믿고 이용할 수 있음
3층. 사용성 (usable) :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불편함이 없음. 원하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고,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의 흐름이 자연스러움
[피라미드의 상위 차원]
상위 차원은 사용자가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느끼게 되는 보다 주관적인 경험이다.
4층. 편의성 (convenient) :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노력을 줄여 주고,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기능이나 서비스가 있음. 즉 사용자를 더 편리하게 함
5층. 감성 (pleasurable) : 현재의 경험 요소들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즐거움을 줌
6층. 의미성 (meaningful) : 사용자의 일상(또는 인생)에 어떠한 가치를 제공하여, 서비스를 단순 기능성이나 일회성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들을 사랑하고 지속적으로 함께하게 만듦
의미성은 UX 피라미드의 가장 상위 차원에 해당하는 경험 요소로, 중요하지만 그만큼 추상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될 수 있다. "어떤 것들이 사용자 경험을 의미 있게 할까?"
이 아티클에서는 '의미성'이 추상적일 필요는 없다고 하며, 이러한 의미성에 관해 심리학 분야의 의미 연구를 바탕으로 한 프레임워크를 제언한 글을 소개했다. 여기에서는 경험을 순간 순간의 경험으로 바라보며, 의미는 주관적으로 생성되는 개인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리고 이 때의 의미성을 서로 연계되어 있는 5가지 요소 - 연결성, 일관성, 목적성, 공명성, 중요성(유의미성) - 으로 구분한다.
1. 연결성 (connectedness)
경험은 개인 차원에서 사용자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의미는 자기 자신, 우리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다양한 면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통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의미있는 경험을 보고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같은 게임을 즐기지만 그것을 무의미한 여가 활동으로 여긴다. 이들의 차이점은 개인적인 연결이다.
2. 일관성 (coherence)
경험은 타당해야 한다. 사람들은 (제품과의 경험을) 그들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고, 전반적인 삶과 연관지어 이해할 때 일관성을 경험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업무를 잘 했는데도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고통스러운 삶의 사건들을 겪게 되면, 사람들은 삶의 불공평함에 대한 높은 인식을 갖게 된다. 갑자기 삶이 말이 안 되고 일관성이 흐트러지는 것이다.
3. 목적성 (purpose)
경험은 사용자에게 목적을 향한 방향 감각을 제공해야 한다. 목적을 갖는 것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에 의미를 만들고 부여하기 위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표를 통해 그들의 노력을 중요한 주제로 연결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친 목적의 부재는 사람의 행복에 해로운 '동기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미래의 이익이 없는 사소하고 단기적인 목표일지라도, 아무런 목표가 없는 것보다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더 좋다.
4. 공명성 (resonance)
그 경험은 '옳게' 느껴져야 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의미 있는 경험들이 의식적인 성찰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직관적으로 의미있는 경험들이, 모든 것이 타당하고 올바르게 느껴지는 그런 인생의 심오한 순간들이 있다. 여기에는 엄청 멋진 풍경을 바라보는 일, 시를 읽으면서 얻는 작은 깨달음 같은 일들이 있다.
5. 중요성 (significance)
그 경험은 가치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변화를 만들기를 원한다. 그들의 삶의 경험은 개인의 자아 이상으로 중요해서 그 경험들을 사소하지 않고 소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불쾌함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것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추구하는 활동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거의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어려운 일에 시간을 할애할지도 모른다.
5가지 구성 요소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특히 연결성은 모든 의미 있는 경험의 기초로서 구성 요소들의 핵심이 된다. 경험이 그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에 공명하지 않을 것이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며, 이에 대한 어떤 목적이나 중요성을 분별하지 못할 것이다. 동시에 공명, 일관성, 목적 그리고 중요성을 발견함으로써 사람들은 자아의 다양한 측면, 즉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 우리의 가치와 신념,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열망에 관한 추가적인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
일관성은 공명, 목적과 중요성을 위해 필요하다. 만약 어떤 경험이 말이 안 된다면 그건 옳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또 우리는 명확한 목표를 알아보거나 경험이 왜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일관성, 목적, 중요성은 모두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도록 요구한다. 목적은 '내가 왜 이러는 걸까?'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다. 일관성은 스스로에게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를 묻는 것이다. 중요성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인가?" 라고 묻는 것이다. 반면, 공명은 직관적이고 자발적이다. 일관성은 경험이 옳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공명은 바로 그것을 느끼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나에게 있어 가장 먼저 떠올랐던 '의미 있는 활동'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이 아티클에서도 예시를 블로깅으로 들고 있다). 나는 글을 씀으로써 스스로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내용을 전개하며 나의 경험을 돌아보고 삶과 관련지을 수 있다. 목표는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것이며,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고 공부하면서 UX에 대한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받는다. 가끔 글의 내용을 발전시킬 만한 좋은 아이디어나 전개가 떠올랐을 때 나는 짜릿함과 평온함을 함께 느낀다. 때로 글 쓰는 일을 지속하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나는 이것을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추구하는 중이다.
의미성이란 디지털 제품과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삶 전반의 모든 활동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라미드 그림 꼭대기층이라 전체 경험의 차원 중에서는 일종의 양념이나 장식처럼 보이기 쉽지만, 오히려 의미성은 서비스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 개의 퍼즐 조각이 아닐까. 다만 의미라는 것이 많이 주관적이고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아 명확한 법칙을 바탕으로 설명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성질을 띄고 있을 뿐이다.
또 의미 있는 경험은 디지털 제품과 사용자 사이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그 제품의 UX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그 과정을 경험하는 UX 디자이너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UX 디자이너가 제품을 만들면서 겪었던 의미 있는 경험을 사용자들도 제품을 사용할 때 동일하게 느껴야 서비스가 널리 오래 공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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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What makes user experience meaningful? : The five components of 'meaning' in human-computer interacion
https://medium.com/swlh/what-makes-user-experience-meaningful-92c710bbc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