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2017년이라니. 거짓말 같다.
하루하루 흘러가는 똑같은 삶이거늘 태양이 춘분점을 나와 다시 춘분점으로 돌아오는데 365일이 걸린다 하여 굳이 한해를 이렇게 돌아보게 만든다.
올해는 다사다난했다.
스스로 꿈의 직장이라 생각했던 곳을 나와 한국의 초기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고, 입사한 지 얼마 안되어서 그 회사가 큰 회사로 인수합병되었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백수로 지냈고 (건강보험료 독촉장도 받아보고), 지금은 그 인수한 큰 회사 (내 기준) 직원이 되었다.
퇴사 - 입사 - 퇴사(해고? 혹은 폐업?) - 백수 - 입사 사이클을 한 해에 돌았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냥 이직, 한 마디로 정리될 줄 알았던 한 해가 매우 파란만장했다. 이렇게 몇 줄로 적고 말아버리기에 억울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억은 과거를 미화하는지 '좋은 경험이었다'로 귀결되고 만다.
나뿐 아니라 짝꿍도 연초에 이직을 해서 출퇴근을 위해 예정에 없던 차량을 구매했고, 나의 두 번째 이직(근무지 변경은 주거지 이동을 수반하기도 하기에) 덕에 결혼해서 처음 둥지 틀었던 보금자리를 떠나 이사를 하기도 했다.
힘든 일만 많았던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퇴직금, 엑싯 인센 등)도 있었고,
짧은 시간의 압축적 경험을 통해 인생의 경험치도 쌓였다.(토닥토닥)
파란만장했던 2016년을 뒤로하고 이제 다가올 2017을 그려본다.
- 일본어, 브런치, 가계부, 리디북스, 여행
- 운전, 세상을 다양하게 보기, 건강 관리 (식습관 개선 및 운동)
- 정량적 목표: JLPT N1 취득
- 마일스톤: 7월 N2 취득, 12월 N1 취득
일단 하나부터 제대로 하기로에서 마음먹었듯이 올해는 일본어를 제대로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한해 한 언어를 고르니 마음도 훨씬 편안하다.
- 정량적 목표: 한 해 동안 60개 이상 글 발행하기 (100번 이상 공유되는 글 1개 이상, 다음 메인이나 카톡 채널에 걸리는 글 3개 이상)
지금처럼 IT와 일상의 이야기가 두 축을 이루게 될 텐데, IT 이야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써볼까 한다. 회사에서 하는 업무도 크게 보면 기술과 서비스를 잇는 일이라서 양쪽 다 배우는 게 많다. (즐거운 지적 자극!) 관심 있게 보는 분야나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공유해야겠다 :D
- 가계부: 2016에 만든 좋은 습관! 성공적 :) 2017에도 열심히~
- 리디북스: 리디북스 페이퍼 덕에 생긴 좋은 독서 습관! 계속 열독 다독해야지~
- 여행: `한 번에 한 나라만` 이란 원칙을 지키며 최고의 여행 메이트 짝꿍과 함께 숑숑 :)
- 정량적 목표: 9월부터 짝꿍과 동승하는 모든 운전은 내가 하기
대학 졸업할 때 면허를 땄는데 딱히 운전할 일이 없어 장롱면허가 된 지 오래. 올해 차량을 구입했으나 주로 짝꿍이 출퇴근할 때 사용해서 나는 별로 운전할 일이 없었다. 올해 잠시 백수 생활할 때 (그땐 기가 남아돌았는지 ㅎㅎ) 주말이면 학교 캠퍼스에서 잠시 짝꿍에게 연수를 받곤 했는데 내년에는 도로로 나가보련다.
아이슬란드 갔을 때도 그렇고 평소에도 출퇴근하느라 늘 짝꿍만 운전하는 게 고맙고 미안하여 함께 움직일 땐 내가 운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계 조작하는 것도 좋아하고, 자동차 자체도 좋아하니 운전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돠!
올해 말에 살짝 들렀던 사내 북리뷰에서 느꼈던 바.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도 이렇게 다른데, 이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다양할까.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님 페이스북에서 에코 챔버(Echo chamber)*, 필터 버블(Filter Bublble)** 이란 단어를 보면서 내가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단 생각이 들어 `의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고자 한다.
방법은 잘 모르겠음... 지금 생각으론 내가 절대 안 볼 것 같은 언론사의 기사를 읽어본다든지, 평소 관심 없는 분야에 발을 들여 본다든지 앞으로 차차 생각해 봐야지.
딱히 건강상 문제가 있거나 한건 아니지만 이제 오래 사는 문제라기보다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한 시대라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식습관과 운동에 신경을 써볼까 한다.
아침은 안 먹고, 점심, 저녁을 보통 나가서 사 먹는데 아무래도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회사에 구내식당이 없다 보니 시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여러모로 아쉬운 마음이 많아 뭔가 개선을 해볼까 한다.
어려운 문제. 주변에 테니스 치는 사람은 테니스가 좋다 하고, 클라이밍 하는 사람은 클라이밍을, 줌바하는 사람은 줌바를 추천한다 ㅎ 전에 학교 살 때 학교 한 바퀴 뛰고 체력단련실에서 근력 운동하는 코스가 딱 좋았는데!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을 해볼까 싶기도 하고 저녁에 운동해볼까 싶기도 하고 이것도 좀 더 생각해봐야겠음!
여느해 처럼 2017년도 특별할 것 없이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겠지만(!)
한 번 밖에 없는 순간들을 또 특별하고 소중하게 살아내야겠다!
2017 고고고!
* 에코 챔버(Echo Chamber): 닫힌 시스템 안에서 어떤 정보나 아이디어, 신념들이 교환될수록 증폭되고 강화되며, 그와 다르거나 반하는 시각들은 검열되거나 불허 혹은 축소 반영되는 상황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603000044
** 필터 버블(Filter Bublble): 개인화된 검색의 결과물의 하나로, 사용자의 정보(위치, 과거의 클릭 동작, 검색 이력)에 기반하여 웹사이트 알고리즘이 선별적으로 어느 정보를 사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지를 추측하며 그 결과 사용자들이 자신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정보로부터 분리될 수 있게 하면서 효율적으로 자신만의 문화적, 이념적 거품에 가둘 수 있게 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필터_버블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 자기만족을 위해 글을 쓰지만 지인의 '네 글 잘 보고 있다' 한 마디가 참 큰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