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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Dec 31. 2016

꿈을 향한 열정에 사랑 한 스푼, 라라랜드

두 젊은이의 꿈과 사랑 이야기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낸 좋은 영화

두줄 요약:

두 젊은이의 꿈 이야기에 사랑을 양념으로 탁탁 쳤다.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


*** 여기부턴 무슨 말을 하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 재밌게 보고 싶은 분들은 보지 마셔요! ***


넘나 충격적인 오프닝

일단 오프닝에서 80점 먹고 들어갔다.

웬만한 서커스보다 박진감 넘치는 오프닝이었다. 프레임에 담기는 인물, 동작, 색감 등의 구성과 조화가 탁월하고 다이나믹한데 대체 이걸 어떻게 한 컷에 찍었지 싶다. 내가 무슨 영화 전문가도 아닌데 이렇게 느꼈을 정도니. 카메라 워크(이런 표현 맞습니까?)가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 (여전히 궁금함. 카메라 움직일 때 스태프들도 다 따라 움직이는 건가? 감독님 혼자 드론 타고 찍으셨나?) 음악은 또 어찌나 박력 넘치던지! 음악과 동작이 딱딱 맞아 들어갈 때 주는 쾌감이 엄청났다.


제일 좋았던 노래 두 곡은,

Another Day Of Sun

그리고 Start a Fire

아이러니하게도 고르고 보니 두 곡 모두 주인공들이 부른 노래가 아니다.

오프닝 노래(Another Day Of Sun)랑

존 레전드 무대 노래(Start a Fire)


오프닝 곡인 Another Day of  Sun 의 경우,

아무래도 그 오프닝의 충격 때문에 좋은 노래로 기억에 남은 듯하다.


존 레전드 Start a Fire 무대의 경우(영화 보기 전까지 존 레전드 나오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음, 이거슨 인터스텔라 만행성에서 맷 데이먼이 잠에서 깨어나 일어났을 때 충격 수준 ㄷㄷ) 사실 영화 볼 때는 흥이 나는 정도였는데 - 오히려 전자 건반 나올 때 엠마 스톤(미아)처럼 눈을 찡그렸으나 - 노래 자체는 다시 들어보니 좋다 ㅎ 들을수록 더 좋다 ㅎ

묘하게 내가 선택한 두 노래는 그냥 그 자체로 노래 완결성이 높은 곡들이다. 평소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즐겨 보지 않아서 그런지 그 외의 노래들은 대사를 노래로 하려고 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인지 제일 좋은 곡에 꼽히지 못했다.

아, 다른 노래가 안 좋다는 거 절대 아님! A Lovely Night이나 City of Stars 도 넘나 좋음!


영상미도 장난 아님

이 영화에서 음악이 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 하나 그렇다고 영상미를 빼놓고 이야기하면 서운하다. 오프닝은 말할 것도 없고 장면마다 의상, 소품, 배경색이 프레임 하나하나 완성된 그림으로 만드려고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느껴진다.


젊은이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

나는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항상 반성하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진짜 온 열정과 힘을 다해 절실하게 매달려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사랑 이야기

중간에 보면 엠마 스톤(미아 역)의 연극 공연이 2주 남은 상황에서 라이언 고슬링(세바스찬 역)이 자기 공연에 같이 가자고 한다. 리허설은 어쩌냐는 엠마의 말에 거기서 하면 안 되겠냐고. 이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소린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 혹은 상대방의 일에 대한 존중이 1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말하진 않을 텐데. 아니 하더라도 그만큼 함께하고 싶다는 뉘앙스로 조심스레 이야기할 텐데.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그 상황을 비춰보게 되었는데 나랑 짝꿍은 그런 측면(서로의 성장을 위해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하다. 평소 결혼은 성공의 걸림돌(?)이라 생각해서 연애할 때도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으리라 공언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면서 `이 사람은 나를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시켜줄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결혼이 오히려 성공의 발판(!)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모든 연인에게 혹은 사랑에 결혼이 수반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딱 좋은 엔딩

둘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둘의 꿈은 이뤄졌다.

[꿈은 새드엔딩 + 사랑은 해피엔딩] 조합과 [꿈은 해피엔딩 + 사랑은 새드엔딩] 조합 중 어떤 것이 더 나았을지 생각해보면 후자가 낫다. 이 영화의 엔딩이 딱 그러했듯이.


두 주인공의 몸매

사람마다 취향이 있을 터인데 두 주인공의 몸매가 내가 생각하는 매우 이상적인 몸매였다. 특히 남자 주인공! 이 영화의 영상미에 두 주인공의 몸매가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선들의 경이로운 움직임 :)


스타일링을 업으로 하는 친구가 말하길 결국 몸매(혹은 비율, 키 크고 팔다리 길고 얼굴 작고 등등)라고 했다. 옷걸이가 좋으면 어떤 옷을 입어도 태가 난다고 했다. 결국 패완몸(패션의 완성은 몸매)이듯 영완몸(영화의 완성은 몸매)? ㅎㅎ

꼭 모든 영화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라랜드(La La Land)는

참 좋은 영화,

충분히 좋은 영화,

뭉클한 영화,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

여러 번 더 보고 싶은 영화였다 :)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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