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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Jul 24. 2017

인간 크롤러와 기계 큐레이터의 만남, 디스코

오늘도 신나게 DISCO 타임!

네이버 크로바(Clova)에서 새로 출시한 앱 DISCO(디스코)! DISCO(디스코)는 사용자가 링크를 공유하고 기계가 그 링크들을 주제/관심사 별로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다. 더불어 사용자가 링크를 공유할 때 본인의 코멘트를 추가할 수 있고, 댓글로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처음에 출시되었단 소식을 듣고 설치해봤다가 '음? 별거 없는데?'하고 지웠었다. 얼마 전 직장 상사께서 요즘 재밌게 쓰고 있으시다 하여 다시금 설치해보았다. '어라? 좀 다른데?' (그 사이 폭풍 업데이트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이것이 지인 추천의 힘인가 아니면 직장 상사의 힘인가 ㅎㅎ) 그렇게 그날 앱을 다운로드하고 쓴 지 2주 정도가 흘렀다. 나는 그날로 DISCO heavy daily active user가 되었다.

딱 써보니 초창기 트위터를 접했을 때 생각이 든다. 그때는 스마트폰이 없어 웹으로 엄청 쓰다가 아이팟 터치를 쓰면서 와이파이 되는 곳을 쫓아다니며 트위터에 중독됐었다. DISCO는 트위터인데 링크 공유가 필수이고, 트위터지만 글자 제한이 없고, 트위터지만 팔로 하지 않아도 피드에 관심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준다.


트위터처럼 팔로우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으로 트위터는 팔로우하지 않으면 타임라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관심사 기반으로 팔로우할 만한 사람들을 찾아서 보여주지만 한 명씩 추가하는 일을 매우 수고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 사용자의 최근 활동성이나 콘텐츠가 피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DISCO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내가 관심사 몇 개만 선택하면 꽉 찬 피드를 만날 수 있다. 이 얼마나 사용자의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풍요로운 인터페이스인가! (그리고 이는 서비스 운영자 입장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관심사만 모아 볼 수 있다

트위터를 쓸 때 불편했던 점은 이런 점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용자의 관심사는 IT와 유럽축구다. 나는 A라는 사용자의 IT 트윗을 하는데 관심이 있어 A 사용자를 팔로우했다. 그런데 A 사용자가 축구 경기만 시작하면 폭풍 트윗을 하는 것이다. 그럼 나는 그 사람의 관심 없는 트윗도 감내해야 했다. 언제 IT 관련된 트윗을 할지 모르니까. (사실 여기서 A가 나다 ㅎㅎ) 그런데 DISCO는 관심사 기반으로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최신성이 전부가 아니다

트위터에서는 실시간성이 생명이다. 최신의 정보, 바로 방금의 것, 바로 지금의 것이 가장 우위를 차지한다. 물론 리트윗이나 멘션을 통해 생명 연장을 부여받지만 그래도 최신성이 가장 중요하다. 반면 DISCO에서는 시간이 좀 지난 콘텐츠도 사용자들의 반응에 따라 다시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오래된 글이어도 사용자에 의해 새로 소개될 수 있고 이전에 소개된 글도 다시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발직한 상상:

카카오톡 채널 탭에 DISCO가 들어간다면?

가장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던 주요 콘텐츠 피드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채널 탭이었다.

페이스북 피드 같은 경우는 여러 사람과 친구를 맺고 있지만 대부분 언팔로우하고 있다.(타인의 사생활엔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아직 페이스북을 아직 사용하는 이유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의 소식과 그들이 전하는 소식을 접하기 위함이다.

카카오톡 채널 탭에 시간을 꽤 보냈었다. 초기부터 각종 유머 게시글과 잡다구리 한 콘텐츠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약간 시간을 보내면서 아쉬운 생각이 든다. 특히나 요즘은 언론사에서 자극적인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서 보기 힘든 콘텐츠들도 많이 올라온다.

관심 있는 소식을 쏙쏙 모아 보여주는 DISCO를 쓰다 보니 분명 페이스북과 카톡 채널 탭에서 보낸 시간이 줄었으리라 예상된다. 그래서 카카오톡 채널 탭이 DISCO 같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자주,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이 더 강력해질 수 있지 않을까!

콘텐츠 소비와 유통 채널로서 DISCO

브런치(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은 중요하다. 브런치로 옮겨온 이유이기도 하다. 브런치를 시작할 당시에는 기대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브런치 내에서 글 소비도 상당한 편이고 다음 메인이나 카카오톡 채널 탭에 글이 게시되면 생각보다 많은 숫자들이 유입돼서 글 쓸 재미가 생긴다. (올해 들어 총 9개의 글이 다음 메인 혹은 카톡 채널 탭에 올랐다) DISCO에 꾸준히 글을 올리면 관심사 기반의 사람들에게 글이 보이기 때문에 유입이나 확산에도 유용할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

내가 관심 있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채널로서도 유의미하지만, 내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채널로서도 한몫할 수 있지 않을까!


* 관련 글: 남을 위해 쓰는 글, 브런치

즉각적인 피드백과 재빠른 업데이트

에버노트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이유 중에 빠른 업데이트 주기가 한몫했다. 사용자로서 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이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가 느껴졌고, 내가 이 서비스에 피드백을 주고 그것이 반영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기에 더 애착이 갔다. 돌이켜 보면 Path라는 서비스도 초창기 때 설레는 마음으로 업데이트를 기다릴 정도였다.

DISCO에 약간 그런 분위기가 있다. 서비스에 대해 언급하면 실제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커뮤니티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재빠르게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해주고 있다. (부디 엄청난 과로에 시달리고 계신 게 아니길 바라봅니다)


Talk is cheap, but actions are priceless.


늘 하는 말이지만, 말이 쉽지 행동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아직 특정 분야(IT, 인공지능 등)에만 콘텐츠가 풍부하고 인터페이스상 요구사항들이 많지만 실로 기대되는 서비스다.


모처럼 매일 쓰는 앱을 만난 것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앱 배지도 켜두었다, 대부분의 앱의 배지를 꺼두는 내게 실로 드문 일!) 우리 같이 DISCO 할래요?



* DISCO 홈페이지: https://disco.me

* DISCO 다운로드: https://disco.me/download

* [정정] 원래 사용자들만 콘텐츠를 업로드했는데 최근에 DISCO bot이 활동을 시작했다. 따라서 인간 크롤러에 한정 짓지 않고 기계 크롤러로도 확장되었다.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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