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사, 좋은 동료 이야기
얼마 전 같은 팀 사람들과 외근 가는 택시 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너무 바쁘고 힘들다는 이야기부터,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돈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우리 팀 사람들은 열정적이고 일도 잘하고 그래서 참 좋고 이야기하다가 우리 리더분 이야기를 했다.
사람 정말 잘 뽑는 것 같아요
입을 모아 우리 리더분이 사람을 참 잘 뽑는단 이야기를 했다. 즉, 우리 모두 팀원들에 만족을 표했다. 팀에 일 잘 하는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는 것이었다. 다들 일 욕심 있고, 잘 하고, 빠르고, 정확하며, 책임감 있고, 부지런하다.
나는 사람을 잘 알아보는 사람일까?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사람,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을 직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의 인성을 평가하거나 직무 역량, 잠재력 등을 알아보는 혜안은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리더분은 그런 안목이 있는 분인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만족스러워하며 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수한 사람이라고 무조건 채용하기보다 조직 전체와 부분을 보며 잘 맞을지, 필요한 사람인지, 그 사람이 원하는 것과 조직의 요구가 맞닿아 있는지 요리조리 살펴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알아본다 한들 그 사람이 이 조직에 오길 원치 않는 다면 좋은 팀을 꾸릴 수 없다. 이는 리더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조직 전체의 우수성은 그 리더를 능가할 수 없다고 했던가. 리더가 믿고 따르고 싶은 존재여야 그 팀으로 올 것이다.
그 사람이 인재이고, 우리 팀에 오고 싶다고 해서 다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인복이 있어야 한다. 사주팔자 같은걸 믿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렇게 말하면 그게 믿는 거랑 다름없는 건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요소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의 절반 이상은 상사라 했다. 누군가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면 그건 상사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저마다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제각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함께 일하기 괴로운 상사와 함께 일하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기 때문이다.
택시에서 우리끼리 그 이야기를 할 때는 딱히 생각하지 못했는데 결국 자화자찬한 격이 되었다. '나를 뽑다니 참 안목있는 분이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조직 내에 모든 사람이 나처럼 생각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팀원들 간의 만족도도, 리더에 대한 만족도도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내가 아는 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은 현재 리더분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고, 이 팀에 온 이유가 본인의 의지라기보다 강제적 차출이었을 수 도 있다. 지금 좋지만 앞으로 계속 좋을지도 알 수 없다. 그저 반년 넘게 이 팀에 있으면서 아직 누군가를 다른 팀이나 다른 회사로 떠나보낸 일은 없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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