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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Nov 04. 2017

끓는점 넘기기

어떤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어떤 수준

싸이월드가 유행하던 시절. (그렇다 나는 싸이월드 세대이다) 각종 어록, 명언, 오글거리는 멘트 등 다양한 내용들이 오갔었는데 그중 공부자극 멘트류로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는다.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는 말이 있었다.


끓는점

액체가 끓기 시작하는 온도. 외부 압력이나 물질의 조성에 변화가 있으면 함께 변화한다. 보통 1 기압에서의 값을 말하며 물의 경우는 섭씨 100도이다.

(출처: 다음 국어사전)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습득하는 데에는 끓는점이 있다는 생각. 그 끓는점을 한 번 넘겨

야 한다는 것. 넘기지 못하면 별 의미가 없다는 것.


끓는점을 넘긴 예, 영어

끓는점은 넘겼다고 생각되는 유일한 하나. 영어다. (끓는점의 기준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기에 오해하지 마시길) 열 살 때부터 튼튼영어로 시작해서 대한민국 사교육으로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입학. 영국에서 반년 간 어학연수, 일본에서 교환학생(영어로 수업).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끓는점을 넘기지 못했다. 끓는점을 넘긴 건 미국 회사에 입사한 후였다. 업무로 영어를 매일 사용하게 되면서 급속도로 실력이 늘고 자신감이 생겼다.

일례로 취업준비를 할 때 항상 TOEIC 900점 고지를 못 넘었었는데 첫 직장에 입사하고 나서 (영어 업무가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본 TOEIC에서 처음 900점을 넘겼고, 미국 회사를 다니던 중 치른 TOEIC에서 내가 치른 시험 중 역대 최고점을 받았다.


끓는점을 넘기지 못한 예, 프로그래밍

처음 프로그래밍을 접한 건 대학교 때 공학기초과목이었던 것 같다. C언어를 한 학기 배웠던 것 같은데 대학원에 가서도 기초 과목(실습 포함)을 C언어 기초수업은 두 번 정도는 더 들었던 거 같다. 그 이후로 JAVA나 python을 방학특강으로도 들어보고 수업의 일부로 과제도 해봤다. 하지만 딱 그때뿐이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서 학원도 다녀보고, 직장인 스터디나 사내 스터디를 통해, 온라인 MOOC 강의든 여러 차례 시도해봤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끓는점, 그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

끓는점을 넘기기 위해 노력중, 일본어

어설프게 안다고 말하기 애매했던 일본어 공부를 계속하게 된 이유도 바로 그 끓는점을 넘겨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어처럼 일본어로 생활하거나 일하거나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야 끓는점을 넘길 수 있을 거 같은데 현재 그런 상황에 당장 있기 힘드니 그런 상황이 올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혼자 공부하는 중이다.

그리고 또...

책 읽기와 글쓰기에서도 이런 끓는점을 넘기고 싶다.

책은 한 10,000권 정도 읽으면 그 끓는점에 닿을 수 있을까? 아직 읽기 힘든 책들이 많다. 책을 많이 읽어 어떤 책이든 머릿속에서 구조화하여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고 사고를 확장하는. 그런 끓는점을 맞이하고 싶다.

글도 5,000편 정도 쓰면 끓는점에 닿을까? 이전에 쓰던 블로그와 지금 브런치 글을 합치니 350편이 조금 넘는다. 꾸준히 계속 쓰다 보면 맛깔나게 잘 읽히면서 속이 꽉 찬 그런 글을 쓸 수 있게 되면 좋겠다.


한걸음 더...

더불어 이렇게 노력하면 끓는점을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싶다. 그게 어떤 것이 되었든, 악기를 다루는 것이든, 운동을 하는 것이든, 외국어든, 어떤 기술이든지 노력해서 시간을 들여서 끓는점을 한 번 넘기면 오롯이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


그렇게 하나씩 만들어가는 성취감과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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