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사람이 되려면...?
오늘 한 사안에 대해 언급한 두 개의 글을 봤다. 이쪽 업계(IT 스타트업)에 떠들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고,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두 분이 각각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글을 올리셨다. 두 분 모두 업계에서 알만큼 알려진 유명한 분이셨는데, 두 글에서 큰 차이가 느껴졌다.
두 분의 글을 보며 사회적으로 얼마나 성공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A라는 사람처럼 되기보다 B라는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글을 쓰게 된 건 바로 그 포인트였다.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사람'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오늘 비슷한 맥락에서 이전에 봤던 한 회사의 면접관 두 분도 떠올랐다.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을 맡은 면접이었을 수도 있지만, 한 분은 매우 젠틀하시단 느낌을 받았고 한 분은 좀 고압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면접자인 나에게 호감을 가졌는가 아니었는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채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존중하는 자세로 질문을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나를 채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면접관으로서 (혹은 연장자로서 혹은 잠재적 상사로서) 우위에 있다는 자세로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용하는 어휘, 말투, 표정, 몸짓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그런 것들이 전해진다.
이후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분을 온라인에서 뵙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면접장 안에서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면접관 대 면접자의 관계에서 내가 그렇게 느꼈던 것이 라기보다 원래 그런 기운의 사람이었다. 올리는 게시물에서도 전해지지만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댓글에서도 그 기운이 전해졌다. (확증 편향일 수 있음^^, 실제와 보여지는 바가 다를 수 있음)
생각해보면 꼭 어른을 닮을 필요도 없고, 닮고 싶은 어른이 될 필요도 없다. 주변에 비슷한 또래 거나 어리더라도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일례로,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지적받는 부분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관한 것이다. (갑자기 자기반성 고해성사의 시간이 되어버렸는데) 소위 말해 관계지향적 커뮤니케이션보다 목적지향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에둘러 말하기보다 직설적으로 말하고,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모범으로 삼을 만한 분이 계셨다. 항상 여유롭게 사람들을 대하고 절대 '욱'하지 않으며 부드럽게 대하시는 분. 그래서 요즘 의식적으로 그분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면 내 나이면 쉽게 만나지도 못할 나이의 선배다. 이 나이가 되면 의식은 성숙하고 생활은 안정적이며 마음은 온화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을 살고 있는 나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윤여정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이 나이를 처음 살아보는 거라.. 인생은 알 길이 없고 스스로에게 부족한 것이 끝도 없이 보인다. 어떻게 해야 닮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끊임없이 자기반성을 하고, 내가 틀렸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점검하고, 반대편에서 생각해보고, 책도 읽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전에 썼던 꼰대 체크리스트도 점검해가면서, 그렇게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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