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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May 08. 2018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대학교 1학년 때, 꼭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가 있었다. 이름은 동아리였지만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학생단체여서 나름 서류심사, 1차 면접(선배), 2차 면접(교직원)까지 있었다. 동아리 모집에 원서를 내고 1차 면접 때 까진 그럭저럭 치렀는데 2차 최종 면접 때는 근사한 옷을 한 벌 뽑아야 했다. (그러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간절한 마음에 그렇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당시에 변변한 구두 한 켤레 없었던 나는 그날 면접을 위해 정장 한벌에 구두를 샀다. 그렇게 면접 당일. 나는 엄마께 이렇게 옷까지 사 입었는데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말씀하셨다.

그럼 옷 한 벌 남는 거지 뭐 :)


왠지 모르겠지만 그때 그 한 마디가 참 큰 힘이 됐다. '그래 떨어지면 또 어때.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떨어지면 옷을 버리는 게 아니라 좋은 옷 한 벌 생기는 거라 생각하자.' 마음을 편히 먹어서였는지 2차 면접에 합격하고 그 동아리 부원이 되었다.


나는 세상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OO 하면 어떡하지? OO 못하면 어떡하지?' 그럴 때마다 짝꿍은 '괜찮다'라고 말해준다. 그럼 그 말 한마디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무턱대고 '잘 될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잘 될지 안 될지 어떻게 아는가? '잘 되길 바랄게'도 아니고 '잘 될거야'라니!)


요즘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고, 조금 무기력해지려던 참이었는데 스스로에게 말해줘야겠다.

잘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괜찮다고 :)



* 표지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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