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건 2014년 연말이었다. 호가심에 시작했고, 어렵지만 재밌었다. 2015년에 간신히 HSK 1급과 2급을 땄다. 2016년에는 3급과 4급에 도전했지만 3급에 턱걸이로 합격하고 4급에선 똑 떨어졌다. 그리고 2017년에는 일본어에 전력을 쏟았다.
2018년, 요즘은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중국어 회화 수업을 듣고 있다. 왕기초기본초급반에 들어가서 성조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덧 3달 차에 접어들었는데 선생님이 워낙 좋으셔서 중국어 수업이 기다려질 만큼 재밌게 배우고 있다. 회화 공부에 참여하니 이제 욕심이 생겨 혼자서도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고 다시 HSK 4급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지고 있던 3급 문제집을 꺼내보았는데 대체 당시에 시험에 어떻게 붙었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단어가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3급 단어를 모르면 4급 공부하다가 포기할 것 같아서 3급 책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3급 책을 좀 보고 이제 4급 책을 펼쳤더니 역시 괜히 급수가 나눠져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도 많고 문장도 길고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나의 목표는 HSK 6급까지 따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4급의 어려움 따위 살포시 즈려밟고 5급, 6급 계속 가야 하지 않는가? 4급을 따려면 약 1,200개의 상용 어휘를 알아야 하는데 6급은 5,000개 혹은 그 이상의 상용 어휘와 관련 어법 지식을 마스터해야 한다. 당장 4급을 따기에 어려워 보일지라도 큰 그림에서 본다면 이제 막 기초 계단을 쌓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이렇게 힘드니까 6급은 말도 안 되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퇴근 후에, 주말에, 그냥 하고 싶을 때 꾸준히 계속해나간다면, 그리고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되지 않을까?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어는 내가 배우고 싶은 언어 중 하나일 뿐이다. HSK 5급 정도의 수준이 되면 나는 또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할 예정이다. 새로 배우고 싶은 언어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중국어 하나에서 어려움을 만났다고 해서 낙담하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다른 언어를 습득하는데 도움이 되는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덧 1. 요즘은 Youtube에 검색해보면 중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학습자료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예를 들어 "HSK 3급 보어" 이런 식으로 문법에 해당하는 내용을 검색하면 학원에서 강의하는 동영상부터, 온라인용으로 제작된 인강, 재밌는 생활식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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