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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Jul 03. 2018

일본어능력시험 JLPT N1 후기

N2 합격 그리고 1년 뒤...

[ 주의 : 합격 후기 아닙니다. 응시 후기입니다. ]


지난 일요일, 일 년에 딱 두 번 있는 JLPT 시험을 치르고 왔다. 작년 이 맘 때쯤 치른 JLPT N2에 턱걸이로 합격하는 바람에 N1 시험을 치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에 응시했던 N1에서는 터무니없이 낮은 성적으로 똑! 떨어졌고, 이번에 다시 봤지만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고 패턴은 계속 반복된다.

시험을 신청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아 일단 시험을 신청하고 보는데, 벌써 이게 몇 년에 걸쳐 진행되다 보니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


1. 의욕적으로 '공부해야지' 마음을 먹고 시험을 신청한다.

2. 며칠간 열심히 공부를 한다.

3. 점점 공부와 멀어진다.

4. 아예 안 한다.

5. 시험이 임박해온다.

6. 도망가고 싶어 진다.

7. 시험 당일날 시험 보러 가기 싫어서 핑계를 만들 궁리를 한다.

8. 결국 시험장으로 향하지만 가면서도 계속 시험을 볼까 말까 고민한다.

9. 시험을 본다.

10.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11. 다음 시험을 볼까 말까 고민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결국 시험을 보긴 본다는 것이다. 나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고 시험을 치렀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칭찬한다.


독해는 정말 부지런히 풀어도 시간이 부족하다.

시험은 2교시로 구성되는데 1교시에는 어휘, 문법, 독해를 치르고 2교시에는 청해(듣기 평가)를 치른다. 1교시에 모르는 건 3번으로 찍기로 마음먹었다. 모르는 문제들을 훅훅 넘기면서 딴생각 안 하고 열심히 풀었는데 2~3개 정도 지문은 아예 읽지도 못했다. 각 지문별로 3~4개씩 문제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실점이다.


작년에 N2 응시 후기를 읽어보니 그때도 독해 시간이 부족했다고... (일본어능력시험 JLPT N2 후기)


매주 월요일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 먹으며 일본어 회화 모임을 하고 있고, 집에서 혼자 있을 때 일본어 라디오를 듣거나 고독한 미식가 같은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듣기은 훈련이 꾸준히 되고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뭔가 조용히 책을 펼쳐두고 문제 푸는 게 재미없다 보니 MP3에 귀 기울이며 따라갈 수 있는 청해 연습을 더 많이 했다.


자연스럽게 문법, 독해 공부가 잘 되지 않았고 시험에서도 그 결과에 여실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지난 시험에서 과목별 점수를 봤을 때 듣기 점수가 유일하게 높고, 나머지 언어 지식과 독해 점수가 바닥인데 이번에 또 그런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만약 다음 시험을 또 본다면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을 꼭 찾아야 할 것 같다.)

다음 시험을 볼지 말지는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오는 겨울에 또 N1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이 됐다. 나름 기준을 세워보았다. 만약 지난 시험보다 성적이 오르고, 이번 성적에서 지난 시험 성적의 차이만큼 다음 시험에서 더 받았을 때 합격권이라면 시험을 볼 희망이 생길 것 같다. 만약 저번 시험보다 성적이 낮거나, 비슷하면 과감히 올해 겨울 시험은 스킵할 예정이다. (대신 중국어 시험을 보는 걸로?)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다

N1 따는 것이 충분한 목표이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더 자극적인(?)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일본계 회사에 취업 준비를 한다든지, 일본 신문에 IT 칼럼을 기고한다든지, 일본 칼럼을 번역해서 블로그를 운영한다든지, 일본 사람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콘텐츠를 제작해서 소셜미디어를 운영한다든지, 뭔가 좀 더 유용하고, 발전적이며, 성취감과 피드백이 있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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