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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Jan 16. 2019

외국어 공부에 슬럼프가 온 것 같다

외국어 공부 정체기 극복기

외국어 공부를 하다 보면 정체기가 온다. 이거 뭐 이렇게 찔끔찔끔해서 늘 거 같지도 않고, 어쩌다 늘었다손 치더라도 이걸 어디에 써먹겠나 싶고. 소위 파이팅 넘치던 초심을 잃는 순간이 오곤 한다.


이럴 때 나는 방법이 잘못되었나 생각한다. 뭔가 실력이 쭉쭉 느는 방법이 있을 텐데 내가 그 방법을 모르는 건가 하고 괜히 인터넷에 '중국어 공부법' 같은걸 검색해본다.


며칠 전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다가 '저 중국어 공부에 슬럼프가 온 거 같아요. 괜히 공부하기는 싫고 해서 공부법 검색만 했어요.'라고 했더니, '그게 무슨 슬럼프예요, 진짜 슬럼프면 그런 거 찾아보지도 않아요.'라는 현답이 돌아왔다.


진짜 슬럼프면 그런 거 찾아보지도 않아요


세상에나 이런 명언이...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갑자기 '그래 나는 아직 그래도 애정과 열정이 완전 다 꺼진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었던 김태완 님의 <나의 외국어 학습기>에서 봤던 콩나물이 생각났다.


콩나물시루에 부은 물이 밑으로 다 빠져나가더라도 물기가 남아서 콩나물이 자라듯이 우리가 배운 외국어 어휘와 문장은 배운 즉시 잊어버리더라도 외국어 실력은 모르는 사이에 점점 는다.


어쩌면 나는 그저 느는 실력을 '모르고' 있을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마침 때는 1월, 올해는 딱히 계획을 세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연간 외국어 학습 계획을 세워보았다.


# 기본 목표 / 리를빗 도전적인 과제 /   HSK 6급 합격

올해 5월에 HSK 5급 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하고, 7월이나 8월에 한 달 정도 회사를 쉬면서(우리 회사는 3년간 근속하면 1개월간 유급휴가를 준다, 휴가비도 덤으로 더 줌)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8월이나 9월쯤 HSK 6급에 도전해야겠다고 적었다. 5급이든 6급이든 한 번에 합격하긴 어려울 수 있으니 버퍼를 좀 두더라도 올해의 마지막 시험인 12월 1일 시험에는 6급에 응시해서 합격할 수 있도록!


# SUPEX(super excellence) 목표 / 슈퍼 두퍼 울트라 도전적인 과제 /   JLPT N1 응시

올해 불어나 아랍어를 새로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아직 중국어나 일본어가 수준급으로 올라가지 못해서 잠시 마음을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대신 평소에는 일본 라디오 듣고, 드라마를 보면서 듣기 연습을 하다가 혹시 9월쯤 중국어가 6급 수준으로 올라가서 상황이 허락한다면 12월에 있는 JLPT 1급을 준비해서 응시하고 싶다.


갑분계. 갑자기 비장한 계획으로 결론이 닿았는데, 이 매거진에 전에 적어진 글들을 보면 2016년에 올해는 HSK 4급에 꼭 붙어야지, 해놓고 결국 2018년이 되어서야 4급을 땄다. 내가 지금 적은 건 올해 어쩌면 전혀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자꾸 마음을 다지다 보면 적어도 포기하진 않을 테고, 그게 2020년이든 2025년이든 그 목표에 가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만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오늘도 중국어 공부 10분만 하고 자야지!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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