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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Sep 30. 2019

<아무튼, 문구>

세상의 중심에서 문구 사랑을 외치다

좋아라 하는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시리즈라 함은 <아무튼, OO>과 같은 제목으로 제철소, 코난북스, 위고 이렇게 3개의 출판사에서 함께 내는 에세이 시리즈물이다. <아무튼, 정리> 내가 쓸 수 있으면 좋겠다 ㅎㅎ)


이상적인 인생을 사는 방법

좋아라 한다지만 이제 한 다섯 권 정도 읽었던가 ㅎㅎ 믿고 보는 '아무튼' 시리즈 이번엔 문구다!

어느 책에서 무척 인상 깊은 구절을 보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길은 가장 완벽한 하루를 상상해보는 것에서 시작한단다. 그리고 그 완벽한 하루와 닮은 습관들을 하나씩 만들어나가다 보면 결국엔 꿈꾸던 삶을 살게 된다는 것. 오호, 그렇다면 먼저, 나의 가장 완벽한 하루를 떠올려봐야겠다.

이 책 전체에서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나의 이상적인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평소에도 생각을 많이 하는 부분인데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 가기 싫을 수 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일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


요즘 장기 휴가 중이라 여행도 다녀오고 집에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시간은 잘 간다. 딱히 심심하지도 않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답답하고 근질근질하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밸런스는, 주 4일 출근하거나 일 6시간 근무 정도인 것 같다. (단, 나랑 짝꿍이 동시에 노동에서 해방된다면 이 생각은 바뀔 것으로 본다) 현재 생활 패턴에서 추가하고 싶은 좋은 습관이 딱 한 개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운동. 운동만 추가하면 완벽해질 것 같은데 몇 년째 그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


아날로그적 감수성

나도 문구 깨나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분에 감히 비할 바는 못된다. 와중에 엄청 공감 갔던 부분 중에 하나는 바로 '아날로그적 감수성'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IT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IT 서비스들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많이 보며 색연필을 깎아 밑줄을 치고,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가며 다이어리를 쓴다. 시간의 흐름과 낡음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점이 좋다.


휴대폰은 2년을 써도 새것 같고 매번 배터리를 풀로 충전할 수 있지만 노트나 색연필은 그렇지 않다. 플러스펜도 처음 쓸 때는 펜 끝이 뾰족하고 잉크가 쉽게 튀지만 쓰다 보면 두껍고 부드러워지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언제 적었느냐에 따라 글씨체도, 글씨 크기도, 자간도 모두 다르다. 노트에 적어둔 일기를 보면 내용만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 썼던 그 기분까지 함께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제 맘편히 모시는 지름신

책을 읽고 바뀐 점이 있다면, 이제 문구류를 살 때 덜 고민하고 마음 편히 산다는 점이다! 이 책을 막 읽었을 당시에 온라인으로 거의 3만 원어치 문구류를 주문했다. 대부분 필기구 종류였는데 평소에 살까 말까 했던 것을 주르륵 장바구니에 담아 쿨하게 결제했다.


택배 상자가 도착했을 때 마치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고 (그렇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필기구 쓰는 재미에 HSK 5급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책에 내용 중에 좋은 아이템 장착한 게임 캐릭터처럼 문구에서 힘을 얻는다고 했는데 내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얼마 전에 다이소에 갔을 때도 마스킹 테이프 2세트를 구매했다. 이것이야 말로 2천 원의 행복!


이 책의 저자이자 문구 만렙이신 김규림 님을 따라가기엔 한참 모자라지만, 모자란 대로 작은(?) 문구인으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나의 추천 문구, 교보문고 룸 스프레이

갑분 마케팅 같지만, 나도 나름 나만의 문구를 하나 소개해보려고 한다. (룸 스프레이가 왜 문구냐고 물으신다면 <아무튼, 문구>의 '이것도 문구입니까?' 부분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교보문고 룸 스프레이는 말 그대로 뿌리는 디퓨저 개념이다. 교보문고에 들어서면 딱 나는 그 향기가 있는데 그 향을 디퓨저와 스프레이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이 향을 맡으면 자연적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나 공부를 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모드 전환이 필요할 때 거실에 뿌리고 있다. (지금 이 글 역시 교보문고 향을 맡으며 작성하고 있다)


문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문구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더 행복하게 문구 덕질을 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준 김규림 작가님 고맙습니다! :)



Photo by LumenSoft Technologi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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